39번 부두
샌프란시스코와 요세미티는 내 청춘의 꿈, 낭만 아니 내 인생의 버킷 리스트 제일 앞자리를 차지했던 것이었다. 내 청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 시절. 나를 위로해주던 유 이한 것이 “갈매기의 꿈”으로 대표되던 히피 문화와 어설픈 산사람 흉내 내던 암벽등반이었다. 그 시절 가장 큰 꿈이 미국 여행. 그중에서도 샌프란시스코와 요세미티를 가보는 것이었다. 지금이야 TV만 틀면 나오는 것이 먹방과 해외여행 프로지만 당시에는 돈 있다고 갈 수 있는 해외여행이 아니었다. 가겠다는 생각보다 그냥 가보고 싶다는 희망 정도. 꿈 많던 고교 시절. 스캇 맥켄지의 샌프란시스코를 들으며 뜻도 제대로 모르며 동경하던 히피문화의 샌프란시스코! 첫 직장에서 심각하게 진로 고민하는 마음을 달래던 암벽! 그 최대의 암벽 앨 캐피탄이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 샌프란시스코와 요세미티를 가자는 소리에 70 바라보는 나이에도 인터넷 뒤지며 잠을 설쳤다. 지금이야 히피 정신이 많이 퇴색되었다고 하지만 한 때는 애플 신화의 스티브 잡스가 심취했다는 바로 그 히피! "머리에 꽃을 꽂고 샌프란시스코에 오면 그들의 축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그곳으로 간다!
새벽같이 일어나 39 피어, 39번 부두 도착! 샌프란시스코에는 많은 부두들이 있지만 39번 부두가 가장 유명하단다. 승용차는 주차해놓고 전차로 오가며 부두 관광!
그곳 명물이라는 아쿠아리움은 시간 관계로 패스. 지진 때문에 이 곳에 정착했다는 인터넷에서 찾은 물범 관광.
하트 모양 조형물 앞에서 일흔 바라보는 부부, 신혼 기분도 좀 내 보고.
식당과 카페가 시작되는 배의 키를 본떴다는 조형물 앞에서는 거리의 예술인들이 바로 그 스캇 맥켄지의 샌프란시스코를 연주한다. 흐미 좋은 것!
점심은 그곳의 명물이라는 보우댕 빵집에서. 크램 차 우트(조개 수프)와 빵으로. 전통 있는 맛집 정도? 음식을 오래 보관하기 위한 방법이 지금의 맛으로 이어졌다니 역사는 오랜 듯. 비릿한 해산물 맛이 내 입맛에는 딱이다. 하긴 어느 나라 음식이던 싫은 소리 안 하는 내게 딸 왈! 아빠는 어디 가도 굶지는 않겠다. 다음은 룸바드 스트리트로 여행은 역시 시간에 쫓긴다.
룸바드 거리는 샌프란에서도 경사가 급하고 거리가 아름답다고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서는 거리와 경사까지도 관광 자원이 된다. 39번 부두에서 몬테레이 퍼시픽을 지나 이곳까지는 전차로 이동! 여기의 전차는 이동 수단이다. 흔히 빅 버스라 부른다.
여기서는 경사진 도로를 케이블카로 오르내린다. 트램이라고도 부르는 이것은 관광용이다. 특이한 것은 사람들이 트램에 매달려 거리 구경을 한다.
이곳 롬바드 스트리트 1,000번지가 유명한 세계에서 가장 꼬불꼬불한 길이 있는 곳이다. 이것 역시 거리를 필요에 의해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기념으로 한 번씩 내려오는 것이다. 경찰까지 동원된 관광지! 물론 우리도 인증 샷 한 장! 그 위가 그 경치 좋다는 러시안 힐!
좀 내려가면 알 카포네가 수감 생활을 했다는 세계에서 가장 탈출하기 어렵다는 알카트라즈 감옥! “더 락”영화의 촬영 지였다고도 하는 관광지! 하여간 미국은 돈 버는 대는 귀신이다.
웨스턴이란 한국 횟집에서 회 한 접시 하고 숙소로! 중국인이 산다는 숙소는 딸애 말을 빌리면 궁전 같은 느낌이다. 짐만 내려놓고 스탠퍼드 대학으로 오늘의 실리콘 밸리가 번성하는 데 인재 공급으로 큰 기여를 했다는 서부의 명문대학이다.
자유여행의 단점 그 큰 대학의 어디가 학교의 중심지인지 몰라 대강 구경만 하고, 이 곳에 오면 꼭 먹고 마셔야 한다는 블루 보틀 커피와 스시리또를 먹다. 거리의 젊음을 즐기고 내일의 금문교 감상을 생각하며 숙소로! 대학가의 모습은 어디나 비슷하다. 카페마다 노트북을 켜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다수, 그 풋풋함이 너무나 부럽다!
내일은 금문교다. 엘도라도를 찾아 미국인들이 모여들던 금문교! 백설희 님의 “샌프란시스코”노래도 생각나고, 그래도 잠은 잘 잤다!
몸은 피곤해도 여행길의 아침은 눈이 일찍 떠진다. 어제도 참 바쁜 일정이었다. LA에서 39번 부두를 거쳐 샌프란 다운 타운 구경. 다시 스탠퍼드 대학, 다시 숙소로. 오늘도 금문교와 소살리토! 바쁠 것 같은 예감. 서둘러 숙소 밖으로. 이 곳은 LA와 달리 아침의 활기를 느낄 수 있다. 등교하는 학생들이 넘치고 우리나라와 같이 등굣길 교통정리해 주는 어머니의 모습도 보인다. LA는 같은 미국 서부이지만 부모들이 학교까지 데리고 다닌다. 학교도 등교가 끝나면 교문을 닫아버린다. 학교 안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니 손녀가 무척 좋아한다. LA도 이렇다면 아이 돌보기 쉬울 텐데. 이 곳은 인구 밀도가 높아서 그런가? 그렇다면 샌프란의 높은 집값과 물가가 이해되는데... 그냥 내 추측. 샌프란시스코를 이 곳 동포들은 “샌프란”이라 줄여 부른단다,
숙소가 있는 이 곳이 중산층의 집. 숙소 바로 앞의 사진 찍기 좋은 집! 한 컷! 이런 집의 차고에서 애플 신화가 시작되었다는 딸의 말. 요즘 젊은 세대는 폰만 손에 있으면 모르는 게 없고 못하는 게 없다. 나도 컴은 조금 하는데 그냥 꼰대가 되어가는 느낌! 서둘러 금문교로. “golden gate bridge”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느낌! 이 나이에는 황금을 보기를 돌 같이 해야 된다는데... 고교 시절, 비틀스 해체 직전, 열광하던 C.C.R의 노래가 생각난다.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에 의한 뉴딜 정책은 황금 사슬에 묶여 있다.” 히피들의 노래는 오늘의 빈부 격차를 예견이나 한 걸까!
설레는 마음으로 금문교를 건넌다. 주위를 살피니 걸어서 금문교를 즐기는 사람들도 보인다. 시간이 급하니 우리는 차로. 여행은 역시 시간에 쫓긴다. “마린 헤드 시티”행 안내판이 보이는 뷰에서 한 컷. 관광객이 너무 많아 주차장 밖에서 사진을 찍다. 금문교 사진이야 어디서 찍던 멋있으니.
점심은 소살리토 시티에서. 이 곳은 약간 한적한 해안 도시 느낌! 미국의 도시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인터넷에서 “소살리토”를 찾으면 인구 7,000명 정도의 도시로 나온다. 우리나라로 생각하면 아파트 한 동 정도의 크기라 생각된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 그런데 도시로 나온다. 그 참! 이 곳은 예술가들과 미국의 억만장자들이 함께 산다는 말! 역시 눈에 보이는 요트들.
인구 칠천 명이라면 관광객이 몇 배나 되겠다는 생각. 노을 속의 요트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우리는 미국의 멋 진 곳만 보고 있다는 생각. 뉴욕 여행 시 가이드가 한 말!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보통 때 보다 많이 들리면 총격 사건이다.” 그런데 석양 속의 소살리토와 밤의 금문교는 차 속의 사진이라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아름답기만 하다.
내일은 애플사를 거쳐 요세미티 국립공원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