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도 모르는 한국인의 소비심리
일전에 어느 회사에 제안을 하러 갈 일이 있었다. 대표님의 결정이 있어야 진행되는 일이었기에 대표실에 들어가게 되었다. 내가 흔히 하는 방법 중 하나는 먼저 대표실에 비치되어 있는 책의 제목을 먼저 훑는 거다. 물론 책이 없으면 당혹스럽긴 하지만 이 회사 대표님 책장에는 책이 가득 차 있었다. 대부분 경영서였지만 기독교 서적이 있는 걸 보고 대표님 종교는 쉽게 추측이 되었다. 그리고 일 이야기를 먼저 하기 전에 교회에 관련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리고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서 내가 제안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했다. 참고로 나도 크리스천이다.
물론 이것 때문에 100% 일을 따냈다고 이야기를 할 순 없지만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다고 생각을 한다. 내가 흔히 하는 전략은 누군가를 설득하기 전에 '그 누군가'가 어떤 사람인지 먼저 이해하려고 한다.
상대방을 잘 설득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아는 게 중요하다. 판매라는 행위 또한 소비자에게 내 제품을 사라고 설득하는 과정이다. 이 책을 읽은 이유도 소비자 특히, 한국 소비자들의 심리를 조금 더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이 책은 외국 소비자들 이야기로 가득 찬 외국 서적이 아니다. 한국 사람들 소비심리에 관해 한국인 교수님이 쓴 책이다. 소비는 흔히들 개인 심리와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사회적인 분위기와 특정한 지역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 한국을 살아가는 사람들 소비 성향이 나름 비슷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핫플을 가서 예쁜 메뉴를 찍어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 건 한국인들에게 중요한 업무가 되었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가족 중심적인 삶을 선호하고,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원한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수많은 포스팅이 내가 얼마나 여유로운지 각축장인 이유가 쉽게 설명되는 이유다. 또한 내 아이들의 사진이 얼마나 예쁘고 귀여운지 대회가 매일 열리는 곳이 인스타그램이다.
오래된 책이라 이전 사례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한국인 소비심리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도움 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