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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덕 식당 김경민 대표 인터뷰 6


*테이블 11개로 20억 연매출을 하는 팔덕 식당 김경민 대표 인터뷰 1편부터 보기 : https://brunch.co.kr/@ycground/6


-제가 준비한 질문은 끝났습니다. 제가 대표님을 만나러 간다고 해서 주위 지인들에게 궁금한 게 없냐고 물어봤더니 몇 개의 질문을 줬습니다. 그래서 그걸 이제 물어보겠습니다. 고객들이 팔덕 식당을 방문하시고 피드백을 주실 거잖아요. 어떤 기준에 따라서 고객의 피드백을 수용하시나요?

:이런 말씀을 드리기가 조금 그런데 피드백을 되도록이면 안 봅니다. 제가 거만해서가 아니에요. 빨간색에 노란색을 넣으면 색깔이 변합니다. 초록색에 빨간색을 살짝 넣어도 색깔은 변합니다. 우리는 팔덕 식당은 우리 만의 색깔을 유지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다른 색을 넣어선 안됩니다. 피드백을 보면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아예 안 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블로그 댓글도 안 보고, 팔덕 식당 태그가 달린 다른 분들의 인스타그램도 안 봅니다. 아까 팔덕 식당 태그가 달린 게시글이 만개가 넘었다고 하셨는데 그 정도의 수인지는 그때 알았습니다. 


팔덕 막걸리가 출시되었을 때 이렇게 천장에 주렁주렁 달아둔 적이 있습니다.


-장사 처음 시작하셨을 때도 아예 이런 후기를 안 보셨나요?

:식당 문을 열고 완전 초기를 제외하곤 안 봤습니다. 아는 개그맨 분들이 몇 분 계신데 그분들도 댓글을 아예 안 보신다고 하시더라고요. 콘티 짜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댓글들이 영향을 안 미칠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자기 스타일대로 그냥 꾸준히 간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믿고 계속 사업을 할 겁니다.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팔덕 식당 매출이 계속 올랐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 제가 처음 장사를 배우러 시골에 갔던 시절에 메르스가 터졌습니다. 주말 하루에 800만 원을 팔던 식당이 80만 원 매출을 하더라고요. 거기가 여행지라 더 영향을 받았죠. 이런 질병이 생기면 사람들은 여행을 안 갑니다. 그러니 매출은 계속 떨어지는 거예요. 직원들을 다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죠. 근데 그것만이 아니에요. 저는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를 다 겪은 세대입니다. 내 장사를 시작하면서 이 문제를 미리 고민했습니다. 이런 질병이 터지면 난 뭘 할 수 있을지에 관해서요. 이런 질병이 꾸준히 나타났으니까요. 언젠가는 또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안 일어나는 게 우리 모두를 위해 최선이지만요. 나는 우리 직원들과 계속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근데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서 깨달은 게 사람들은 그런 질병이 생긴다고 무조건 집에서 밥을 해 먹지만은 않더라고요. 사람들이 맛있는 걸 먹고 싶은 욕구는 쉽게 잠재울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이런 상황에 대비해서 포장판매를 염두에 두었죠. 그리고 팔덕 식당에 방문하시는 고객님들에게 계속 알려드렸습니다. "저희는 진공 포장으로 등갈비를 판매합니다. 대기 시간도 필요 없고 집에 가서 끓여만 드시면 됩니다. 진공 포장이라 변질의 우려도 낮습니다. 포장은 빠르고 편리합니다.'라고 계속 강조했습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포장은 빠르고 편리합니다."였습니다. 이 이야기를 계속 강조했습니다. 제가 어릴 때 하이패스 광고 카피가 그거였거든요. "하이패스는 빠르고 편리합니다." 이게 와 닿았고 아직까지 기억이 남은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을 했죠. 그래서 포장은 빠르고 편리하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고객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예쁜 봉투에 담겨서 포장이 나갑니다.


포장 판매는 평소 매출도 높여주긴 합니다. 식사하시는 분들께 마이크로 이야기를 합니다."우리 자녀분들. 우리 부모님들은요 큰 거 바라시는 거 아니에요. 돈다발, 금괴 이런 거 바라시는 거 아니에요. 자녀분이 어디 가서 맛있는 거 먹었을 때 부모님 생각해주는 것. 자, 우리 남자 친구들. 여자 친구는요 큰 거 바라는 거 아니에요. 뭐 명품백, 비싼 뭐 액세서리 그런 거 바라는 거 아니에요. 어디 가서 맛있는 거 먹었을 때 늘 내 생각해주고 있는 것. 포장을 해가세요." 이러면 많이들 포장해서 가세요. 


코로나가 터지고 저희는 역대 최고 매출을 세 번 갱신했습니다. 심지어 인터뷰하기 전 토요일에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 때문에 매장에서 식사를 할 수도 없는데 역대 최고 매출을 갱신했어요. 실제로 벌어지지 않았지만 예상되는 악재를 대비해서 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제가 단순히 운이 좋아서 코로나가 터지고 매출이 올랐다고 생각을 안 합니다. 미리 준비를 해 둔 덕분에 이런 사태를 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팔덕 식당 직원 점심시간. 겉으로는 다들 즐거운 표정입니다.


-이건 갑자기 제가 궁금해서 질문드리는 건데요. 코로나 같은 다른 질병 말고 어떤 문제들에 관해서 대비하시나요?


빌 게이츠 아저씨가 했던 거라고 들었습니다. 가상의 적을 만들어서 계속대비하는 거죠. '만약에 팔덕 식당 앞에 유명한 연예인이 등갈비 식당을 차려서 멋진 인테리어에 가격도 저렴하고 더 재미있는 이벤트를 하면 어쩌지?' 같은 고민이요. 분명히 가능한 일일 수도 있거든요. 이런 일에 대비해서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존재가 되기 위해 꾸준히 연구하면서 노력 중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었을 때 한시적으로 배달도 하셨다고 들었는데 팔덕 식당만의 특별한 점이 있었나요?

:저희는 저희 직원들이 직접 배달을 해요. 그리고 무조건 팔덕 식당이라고 쓰여 있는 차로 가요. 배달받으시는 분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희의 소중한 직원인 성진 씨가 배달을 가고 있습니다. 배달 도착 시각 대략 몇 시 정도고요. 저희가 삼투압 현상이 고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조금 많이 졸여놨기 때문에 아마 적당히 좋은 상태에서 갈비를 드실 수 있을 겁니다. 성진이라는 친구는 말이 되게 없어서 자칫 불친절해 보일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속이 굉장히 따뜻하고 수줍음이 많은 친구입니다. 혹시나 불친절하다고 오해를 하지 말아 주십시오." 이런 식으로 디테일을 강조합니다. 그냥 음식만 전달하고 오는 게 아니라 조금 더 저희 직원이 살갑게 인사를 하기도 하죠. 그래서 배달만 다녀오면 다들 음료수를 받아옵니다. 가게에 음료수가 차고 넘칩니다.  


팔덕 등갈비가 손님들에게 나가기 전 이렇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사업을 준비 중이신가요? 

:다른 아이템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보고 싶어요. 팔덕 식당은 젊은 친구들의 창업을 도울 수 있는 아이템이지만 노후를 대비하시는 분들을 위한 프랜차이즈 사업이요. 정년퇴직하시고 꾸준히 돈을 벌 수 있어서 노년에 금전적인 고민이 많이 안 하실 수 있는 그런 아이템이요. 프랜차이즈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운영의 편리성, 수익의 안정성 그리고 브랜드의 존속성이 필수거든요. 지금 팔덕 식당은 사실 운영의 편리성 적인 부분은 완벽하진 않아요. 고개들이 만족하실 수 있는 맛있는 등갈비를 만드는 작업은 절대 쉬운 게 아니거든요.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분명히 저소득층 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그런 프랜차이즈 아이템을 꾸준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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