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선택심리의 경제학
행동경제학 책을 읽는 이유는 소비자 구매 선택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최근에 내가 썼던 '팬을 만드는 마케팅'에서 이야기한 브랜드 팬덤에 관한 강의 요청이 부쩍 더 많아졌다. 이번에 읽은 '소비자의 마음'에서 브랜드 팬덤에 관련된 내용으로 책 리뷰를 정리해 봤다.
1. '고객을 중심에 두는 정도가 아니라 집착해야 훌륭한 제품이나 회사, 브랜드가 탄생된다.' 넷플릭스 제작 담당 부사장이었던 깁슨 비들의 이야기다.
브랜드가 팬을 얻기 위해서는 고객 중심의 사고는 필수다. 하지만 이걸로 충분하지 않다. 고객 경험 만족을 위한 집착이 브랜드 팬덤을 만들어 낸다.
2. 팬덤이 있는 브랜드는 여러 가지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그걸 고객에게 꾸준히 알린다. 이런 이야기가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는 이유는 인간들의 뇌는 소소한 성취와 발견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창업자 이야기, 브랜드에 일하는 직원들의 이야기나 제품 개발에 관련한 세심한 스토리를 소비자들은 좋아한다. 그 정성이 선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제품 후광 효과도 더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사소한 것에 신경 쓸 정도면 본 제품에는 얼마나 공들이겠어.'와 같은 생각을 가지게 한다.
3. 팬덤을 가진 브랜드는 가격 결정권을 고객이 아닌 회사가 가질 수 있다. '사람을 설득하는 법'이라는 책에 이런 표현이 나온다. '비싼 것도 싼 것도 없다. 비교해야만 정해진다.'
브랜드를 향한 팬덤이 생기게 되면 가격민감도가 감소한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은 항상 상대적이다. 각각의 소비자가 정한 가격 기준을 통해 비싸고 싸고가 결정된다. 샤넬이 립스틱을 5만 원에 팔면 싸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저가 브랜드가 5만 원에 팔면 비싸다고 느낀다. 똑같은 립스틱이라고 할지라도.
4. 제품이나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 재구매 확률을 생각보다 높지 않다. 29% 밖에 되지 않는다. 분명히 만족했다고 느꼈지만. 반면에 만족을 넘어서 희열을 느낀 고객은 재구매 확률이 86%까지 올라간다. 만족한 고객이 다시 재구매를 하지 않는 이유는 '만족만' 했기 때문이다.
5. 예상대로 희열을 느낀 고객은 뇌의 감정 센터가 울려서 경험이 훨씬 또렷이 각인되고 지인들에게도 구매 추천을 한다. 우리는 이걸 광고비가 발생하지 않는 입소문의 효과라고 부른다. 더군다나 희열을 느낀 브랜드 팬 1명은 평생 11명의 보통 고객 매출에 맞먹는다.
6. 만족은 넘어선 희열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다른 브랜드가 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뻔한 생일 할인 쿠폰이나 누구나 다하는 행사는 고객들에게 희열을 제공하지 못한다. 뻔하지 않는 시기에 뻔하지 않는 경험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놀람과 희열을 제공한다. 아무런 날도 아니지만 구매 금액이 높은 고객들에게 손 편지를 보낸다거나 꽃바구니를 보내는 것과 같은 이벤트는 고객에게 놀라움과 기쁨을 제공하고 희열감을 느끼게 만든다.
7. 호혜성 원칙에 따르면 우리는 작은 선물을 받으면 무언가를 보답해야 한다고 느낀다. 더 깊게 들어가면 받은 선물보다 능가하는 선물로 갚으려고 한다. 브랜드가 브랜드 팬들에게 제공한 희열을 느끼는 서비스나 혜택은 팬들이 더 가치 있는 것으로 보답하려는 마음을 자극한다. 한 실험에 따르면 식당에서 박하사탕 하나만 제공해도 팁이 3% 늘어났다고 한다. 작은 것이 큰 결과를 만들어 낸다.
브랜드 팬덤에 관해서 정리를 했지만 이 책에는 행동경제학에 관련한 소비자 선택 심리에 관한 유용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소비자를 설득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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