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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살 동갑내기 셋이서 식당을 차리기로 했다-3

초보 사장이 생각하는 외식업이 어려운 이유 3가지 


[초보 사장이 생각하는 외식업이 어려운 이유 3가지]


코로나 19로 어려운 이 시기에 부산 대연동에 닭도리탕 전문점 오쓰 식당을 오픈했습니다. 요리 학교도 다녔고 주방에서 오랜 시간 동안 일했었지만 직접 운영하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동업이긴 하지만요.



많은 외식업 선배들이 '외식업은 어렵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3자 입장에서 느끼기에는 모든 사업이 어려운데 당연한 거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제가 직접 운영을 해보기 전까지는요. 그런데 직접 운영을 해보니 정말 외식업만 가지고 있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제가 느낀 이유 3가지를 적어 봤습니다.


1. 누구나 외식업에 직간접적인 경험이 있다.


2. 경쟁자가 엄청나다.


3. 육체 노동자인지 사무직인지 경계가 없다.


1. 누구나 외식업에 직간접적인 경험이 있다.


사실은 이런 칭찬받을 때가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오픈하고 많은 지인 분들이 찾아주셨습니다. 오픈하고 3일 차 될 때 지인들의 피드백을 정리해봤더니 메뉴판이 30장 정도가 필요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다들 진심으로 저희가 잘되길 위해서 한 마디씩 해주셨습니다. 닭다리만 파는 건 별로다. 한 마리 통째로 팔아라. 음료수 메뉴에 이런 음료수도 추가하면 좋겠다. 사이드로 나가는 음식에 매운 음식에 어울리는 계란찜이 있었으면 좋겠다 등등. 지인들의 피드백을 다 반영하려니 메뉴판은 30장은 되어야 모두 담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영어학원을 오랜 시간 동안 운영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영어학원이라는 아이템은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저런 피드백을 많이 받을 수 없습니다. 식당을 오픈해보니 사정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요리를 할 줄 압니다. 그리고 직간접적으로 외식업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식당 수를 굳이 통계청에서 찾아보지 않더라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식당을 오랜 시간 동안 운영한 지인이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외식업이 어려운 건 사업 자체가 어려운 게 아니라 너무 많은 피드백에서 어떤 내용을 취사선택해야 할지가 힘들다는 겁니다. 


피드백을 주시는 지인들께서 진심으로 저희가 잘되라는 마음으로 알려주시는 데 아직까지 어디까지 수용해야 할지 결정하기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재구매 고객을 더 많이 만들어서 재방문 이유를 고객들에게 여쭤보고 그 장점을 더 강화시키는 전략을 취하기로 했습니다.


2. 경쟁자가 엄청 많다.


외식업은 경쟁이 정말 치열하다는 걸 부인하긴 힘듭니다.


영어학원을 운영하면서 부산 남구에 경쟁자는 많아봐야 5개 학원입니다. 그런데 외식업은 경쟁 자체가 엄청납니다. 퇴사를 하면서 사람들이 '식당이나 차려볼까?'라고 이야기하지 '영어학원이나 차려볼까?'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음식점이 즐비해 있는 우리 가게 근처에는 거짓말 조금 보태서 100개 정도의 식당이 주위에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이 많은 선택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고 우리는 100:1이 경쟁을 통과해야 매출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외식업은 경쟁이 심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머릿속으로 아는 것과 실제로 부딪히는 건 큰 차이가 있습니다. 누구나 아는 멋진 말이 있습니다.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대 처맞기 전까진"


당연히 이런 상황에 좌절하고 포기하기 위해 외식업을 뛰어든 건 아닙니다. 성공할 때까지 방법을 찾을 겁니다. 


3. 육체 노동자인지 사무직인지 경계가 없다.


식당을 운영하는 건 정말 다양한 노동이 들어가야 합니다.


영어학원 마케터가 직업입니다. 소위 말하는 사무직입니다. 몸을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택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육체 노동자들이십니다. 몸을 써야 하는 일이 대다수 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식당 사장은 이 명확한 경계가 없습니다. 요리도 해야 하고 바쁘면 서빙도 해야 합니다. 심지어 배달도 직접 나가시는 사장님들도 계십니다. 그리고 직원들 4대 보험도 들어야 하고 근무 일정도 짜야합니다. 앉아서 세금 관련 업무도 해야 하고 가게 마케팅도 해야 합니다. 애초부터 외식업 사장이 하는 일은 육체와 정신의 하이브리드 노동입니다. 


오픈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일이 예상처럼 흘러가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벌써 재방문해주시는 고객분들을 보면서 가장 큰 힘과 위로를 얻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일을 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저녁 늦게 까지 일을 하는 게 좋을까? 에 관한 멋진 답변에 관한 이야기가 최근에 자주 생각이 났습니다. 


"일단 성공해라. 그러면 당신이 했던 일들이 성공 공식이 된다." 


정해진 정답이 없는 외식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방문해주시는 고객들을 더 많이 늘리고 그분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게 최선임은 알고 있습니다. 


끝. 오쓰 식당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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