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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질문의 힘

조진영 원장과의 교육 철학 인터뷰

세바시에서 조진영 원장의 강연을 보실 수 있습니다


두 딸이 있습니다. 어느 부모와 마찬가지로 아이들 교육에 관심 많습니다. 물론 좋은 대학을 보내고 싶은 마음도 다른 부모님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약간의 차이라면 단순히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한 교육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중요한 사고방식을 교육을 통해서 배웠으면 라는 바람이 있습니다.


저는 글을 써서 책도 내고 많은 사람들에게 강연을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직업 특성상 소위 성공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도 많습니다. 처음에는 마냥 성공한 분들을 만나는 게 신기했는데 어느 순간 이분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저의 결론은 이런 분들은 근본적으로 사고방식 자체와 보통 사람들과 많이 달랐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똑같은 상황이 벌어져도 이 분들은 보통 사람과 다른 방식으로 바라봅니다. 


쉽게 예를 들자면 '산을 바라봅시다'라고 누군가가 이야기하면 대다수는 정면의 산을 바라보니다. 


하지만 이런 분들은 다른 방식의 사고를 합니다. '왜 산을 바라봐야 하지? 바다를 보면 안 되나?', '산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산 아래에는? 산 옆에는 무엇이 있길래 산을 보라고 했을까?'나 '저 산은 왜 생겼을까?'와 같은 방식으로 생각을 합니다. 남들이 바라보지 않는 곳에 관심을 가집니다.  


학생들은 원더스 영어 독서 토론 수업을 통해 남들이 보지 않은 관점을 배웁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이런 관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엄청난 시총을 가진 테슬라는 자동차 딜러가 없습니다. '자동차 사업을 합시다'라고 하면 대다수의 사람은 자동차 딜러를 통해서 판매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테슬라는 '왜 딜러가 꼭 필요해?'와 같은 고민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딜러를 통해서 팔지 않으니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학문적인 측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늘이 움직인다는 천동설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 모두가 그렇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갈릴레오는 '과연 하늘이 움직이는 게 맞나?'라는 남다른 시선으로 의문을 가져서 지동설을 이야기했고 우주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부터 마리 퀴리의 방사능 연구까지 모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탄생한 연구 업적들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다른 사고의 관점을 가지게 만드는 교육 방법이 궁금했습니다. 이번에 원더스에 조진영 원장님을 뵈면서 어떤 식의 교육을 우리 아이들에게 해야 하는지 확신을 가지게 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영어 독서 토론 전문 원더스 잉글리시 아카데미


문영호 작가 (이하 문): 영어 독서 토론 수업을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조금만 더 설명을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조진영 원장 (이하 조): 학생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영어 독서 토론 수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인터뷰 내내 조진영 원장에게 멋진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문: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갖게 만든다. 사실 이건 흔한 문구인건 같아요. 많은 교육 업체가 사용하는 광고 카피 같은데요.


조: 맞아요. 하지만 이야기를 하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은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문: 그러면 원더스 영어 독서 토론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조: 첫째, 독서 토론 후 스스로 질문을 만드는 시간을 가집니다. 둘째, 자기가 만든 질문으로 토론을 합니다. 

셋째, 영어 독서 토론 교육 전문가가 가르친다는 겁니다.


문: 첫 번째 이야기부터 해주시죠. 스스로 질문을 만든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요?


원더스 영어 토론은 다른 과정과 달리 질문이 없다 


질문을 학생 스스로 만드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사고가 가능해진다


조: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해진 질문에 답을 하기 때문이에요. 대부분의 독서 토론이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는 건 정해진 질문 내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하기 때문이에요.


자체 개발한 교재를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 질문을 만드는 경험을 합니다

저희는 처음부터 질문조차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게 합니다. 쉽게 토끼와 거북이 우화로 예를 들어볼게요. 이런 이야기의 토론 주제는 이미 정해진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왜 토끼는 경주에서 졌을까?'나 '거북이는 어떻게 경기를 이겼을까?'라고 먼저 토론 주제를 정해버립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주제로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을 토론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다양한 아이들이 책을 읽지만 모두 똑같은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하지만 저희는 아이들이 토론할 주제를 스스로 정하게 합니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주제를 정하게 하면 다양한 주제들이 나옵니다. '거북이는 토끼를 깨워서 함께 경주를 할 수 없었을까?', '거북이는 왜 자전거를 타지 않고 걸어갔을까?'나 '거북이는 왜 질 것 같은 경기에 왜 참가했을까?'와 같이 일반적이지 않은 다양한 생각의 주제가 나옵니다. 


기존 교육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정해진 정답만을 제시합니다. 이런 식의 교육은 아이들에게 창의적인 사고를 결코 하지 못하게 합니다. 


원더스 독서 토론은 스스로 질문은 만드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기존 사고방식에서 벗어난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스스로 질문하는 것의 중요성


문: 정말 우리 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로 자기가 만든 질문으로 토론하는 게 장점이라고 하셨습니다.


조: 조승연 작가님이 비판적 사고에 관한 이야기를 하셨던 것에 큰 공감을 했습니다. 비판적 사고란 아무리 위대한 학문적 업적을 가진 사람이 이야기를 해도 본인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요. 


베게너의 대륙 이동설이나 코페르니쿠스의 태양 중심설과 같은 연구가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기존에 학문적 위치에서 더 높이 있던 사람들에게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만든 질문으로 토론을 하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아니면 아니라고 본인 생각을 편하게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애초에 본인이 만든 질문과 상대방이 만든 질문으로 토론을 하면서 정해진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건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많은 문제들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상황이나 주어진 조건에 따라 정답은 계속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바라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수업을 진행하면 가장 학생들이 많이 질문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런 것도 물어봐도 되나요?'입니다. 기존 교육을 통해 스스로 사고의 틀을 가둬두기 때문에 우리 수업에 처음 온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수업에 계속 참여하면서 스스로가 만든 틀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보는 것이 교육자의 입장에서 가장 보람될 때입니다.


문: 본인이 다양한 질문을 찾아서 만들고 그것 중에 선택해서 토론 주제로 선택하는 게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질문을 하고 토론을 합니다 


조: 사실 이건 심리학자 Guilford가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창의적 사고의 종류는 확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와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로 나뉩니다.


확산적 사고는 쉽게 이야기해서 많은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저희 수업에서 책을 읽고 영어로 다양한 질문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이야기합니다. 


수렴적 사고는 본인이 만든 다양한 질문 중에 다른 학생들과 토론하기 적합한 것을 선별하는 사고입니다. 


흔히들 창의성을 다양한 의견을 내는 능력에만 초점을 맞춥니다. 하지만 단순히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창의성이 뛰어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새롭기만 하고 쓸모가 없다면 창의적이라 할 수 없습니다. 


확산적 사고를 통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 수렴적 사고를 통해서 올바른 선택을 할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창의성을 가지게 됩니다. 


저희 독서 토론 수업이 단순히 많은 질문만 만들게 한다면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토론을 위해서 스스로 본인이 만든 질문 중에 선별하는 과정을 통해서 논리적 사고를 기르게 됩니다.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를 모두 활용하는 기회가 됩니다.


영어 독서 후 토론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 스피치 실력도 함께 향상됩니다


문: 세 번째 장점으로 독서 토론 전문가가 가르친다고 하셨는데 조금 더 설명을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조: 교육업을 오래 운영하면서 중요한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좋은 커리큘럼, 좋은 강사, 좋은 의도입니다. 좋은 커리큘럼은 누구나 쉽게 이해를 하실 겁니다. 저희가 이 커리큘럼을 위해서 직접 만든 교재를 보시면 저희가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는 금방 아실 겁니다.


좋은 강사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제가 바라보는 좋은 강사는 단순히 지식만 잘 가르칠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진심이어야 합니다. 


조진영 원장은 강사들에게 항상 '진심'을 강조한다


최근에 본 글이 있습니다. SAT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고 미국 유명 의대에 지원을 했는데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유는 헌혈을 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의학적으로 누군가를 돕기 원하는 사람이 헌혈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 불합격 사유라고 합니다. 이 이야기가 진짜이건 가짜이건 저는 이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을 합니다. 


학원 강사는 지식을 가르치면서 돈을 버는 직업입니다. 하지만 저는 직업적 사명감도 가진 사람이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길 바랍니다. 저도 딸이 있지만 단순히 좋은 대학을 나오고 뛰어난 티칭 스킬만 있는 강사가 우리 딸을 가르치길 원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올바르게 성장하길 바라는 진심이 있는 강사가 가르치길 바랍니다. 아마도 모든 부모 마음도 같을 겁니다.


딸과 함께 보내는 주말 


저희 학원에서 토론 수업을 하는 강사들을 뽑기가 어려운 이유가 제 스스로가 정한 높은 기준 때문일 겁니다. 일단 독서 토론 수업 진행 자체도 쉽지 않습니다. 다른 곳에서 수업하던 방식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포용하고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기다가 직업적 사명감까지 갖춰야 하죠. 저는 이런 분들은 좋은 강사라고 생각을 합니다. 


문: 그럼 마지막 원칙인 '좋은 의도'는 무엇인가요?


조: 간단합니다. 학원은 교육 서비스업입니다. 단순한 사업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미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교육업입니다.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좋은 의도가 있어야 좋은 학원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 미래에 더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한 강사들과의 미팅


문: 커리큘럼에 관해서는 이 정도로 이야기를 나누고 원장님에 관한 몇 가지 질문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전공이 어떻게 되시나요? 


조: 대학 때 영문과를 전공했어요. 학교 다닐 때 미국으로 교환 학생도 다녀왔습니다. 호주에서 석사 학위를 따기도 했고요. 영어 관련해서 계속 공부를 했습니다.


문: 영국에서도 석사 과정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조: 남편도 학위 때문에 영국을 가야 해서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저도 두 번째 석사 학위를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영국에서는 교육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문: 약간 생소한 전공인 것 같습니다. 교육 경영학.


조: 영국 가기 전부터 계속 영어 학원 쪽에 일을 했었기 때문에 교육 관련 경영학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교육이라는 학문과 경영이라는 학문을 어떻게 잘 융합시킬 수 있을지요. 


문: 어떤 분들과 석사 과정을 함께 하셨나요?


조: 일단 같이 공부하던 분들이 대부분 영국 학교 교장 선생님들이셨습니다. 교육이라는 한 분야에 오래 몸담은 분들이시죠. 이 분들과 같이 공부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생각의 전환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전엔 교육이라는 관점을 단순히 학생들에게 학문을 잘 가르치는 행위로 인식을 했습니다. 하지만 영국 교장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아이들을 세상에 필요한 인재로 키워내는 과정으로 교육을  다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세상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문: 세상에 필요한 인재를 키워내는 과정이라는 표현이 좋습니다.


조: 저는 사교육인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교육이 제공하지 못하는 영어 독서 토론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새로운 방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거창하게 인공지능이니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지금 세상이 원하는 인재는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작지만 이 일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좋습니다.




마무리


같은 교육업에 있어서 인지 이런 좋은 생각으로 학원을 운영하는 분을 알게 되어서 매우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딸들에게 원더스의 영어 토론 교육 방식으로 수업을 받게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정해진 답을 외우는 능력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하고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입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때 올바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조진영 원장님의 교육 철학이 바로 이러한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좋았습니다. 이 교육을 통해 세상을 조금 더 멋지게 바꿀 수 있는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가진 인재가 대한민국에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글쓴이: 팬을 만드는 마케팅과 인스타그램 심리학 저자. 하엘과 라엘. 두 딸이 있어서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다. 외국어 학습 관련 논문도 함께 썼다. 현재 부산 동명대학교 소상공인 디지털 특성화 대학 사업단 실습 및 멘토링 교수. 



* 조진영 원장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jinny_82/


* 조진영 원장 '집착의 힘: 워커홀릭에서 문제해결사로' 세바시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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