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렛 요한슨과 옷핀
영화 그녀(Her, 2013.)를 읽고
영화 그녀(Her, 2013.)를 10년 만에 다시 봤다.
인공지능 발달로 딥페이크 기술까지 나온 지금 시대에 AI와 사이버러브쯤이 뭐 대수이겠냐만.
시어도어(테오도르)와 캐서린의 이혼, 사만다의 성장, 인간과 운영체제(OS)의 사랑, 시어도어의 자기 성찰 등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명작이었다.
이런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옷핀 얘기를 하고 싶다.
주인공이 남방이나 셔츠 등 겉옷 주머니에 옷핀을 꽂고 있길래 처음에는 멋을 부리는 건 줄 알았다.
영화를 보던 중 이유를 알았다.
사만다의 눈인 스마트폰은 크기가 작아 옷핀이 없으면 카메라를 주머니가 가린다.
옷핀은 시어도어와 사만다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기 위해 주머니에 고정용으로 꽂은 것이었다.
시어도어와 사만다의 사이가 좋을 때는 그의 주머니에 옷핀이 항상 달려 있다.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옷핀은 나오지 않는다.
10년 만에 다시 본 영화에서 작은 옷핀을 보고 한 번 더 깨닫는다.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