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3가역 승강장.
바깥은 찬바람이 불더니 안쪽은 온기가 돌았다.
바닥을 울리는 진동이 점점 가까워지자 한쪽 이어폰을 뺐다.
<..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하철이 들어와서 멈췄다. 고개를 들어 확인해 보니 광운대행이었다. 뒤로 물러났다.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계단을 뛰어 내려오던 남자는 멈칫하더니 옆으로 빠졌다.
문이 닫히고 지하철이 출발했다. 이어폰을 빼서 주머니에 넣었다. 계단을 오고 가는 점점 줄어들더니 이윽고 조용해졌다.
<청량리, 청량리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멈춘 지하철은 한산했다. 내리는 사람이 거의 없이 잠시 정차해 있다가 떠나갔다.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가 점점 늘어나더니 조용하던 승강장이 금세 가득 찼다. 빈 의자가 있어서 가서 앉았다.
<광운대, 광운대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하철이 들어와 멈췄다. 안에는 앉을자리가 보였지만 서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승강장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지하철에 탑승했고 출발했다.
주변엔 책을 보고 있는 사람, 헤드셋을 끼고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이 보였다. 다시 일어나서 스크린도어 옆에 줄을 섰다. 지하철이 들어와 멈췄고, 급하게 내리는 사람과 어깨가 세게 부딪혔다.
노신사는 미안하다는 말 없이 내리는 인파에 밀려 사라졌다. 지하철이 출발하고, 계속 기다리던 이들이 몇 남아 있었다.
<연천, 연천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하철이 승강장을 향해 다가왔다. 문이 열렸다. 빈자리 없이 많은 승객들이 타있었다. 가방을 앞으로 돌려 매고 전철에 올라탔다. 이어폰을 꺼내 귀에 꽂았고 밖을 바라봤다.
열차는 출발했고 승강장이 빠르게 멀어지다가 이내 어두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