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소리

by 청아연

늦은 밤, 횡단보도 앞에 섰다.

빨간 불이 켜진 신호등 뒤로 번쩍이는 네온사인이 가득하다. 도로를 지나가는 차들 속으로 작은 음악소리와 울림이 들렸다.

차가 지나갈 때마다 스치는 바람에 발을 동동 굴렀다. 길을 건너는 사람들 속에 나도 있었다. 눈이 빛에 적응해 가고, 음악소리도 점점 커졌다.


바닥에는 달라붙은 전단지가 가득했다.


우웩, 우억


술집 옆 전봇대 밑에는 구토를 하는 남자와 등을 두드리는 여자가 보였다. 바람에 묘한 냄새가 같이 실려왔다. 걸음이 빨라졌다.


빵- 빵빵


앞쪽에서 천장이 열린 자동차가 느린 속도로 오고 있었다. 입간판이 양옆으로 가득한 거리, 그 사이사이로 사람들이 들어갔다.


빵-


헤드셋을 착용하고 걷던 여자가 비키지 않자 경적 소리가 이어졌다. 누군가가 손으로 신호를 주자 뒤를 돌아보고는 비켜섰다.


무언가 뒤에서 부딪혔다. 중심이 앞으로 쏠리며 넘어질 뻔했다.

옆을 쳐다봤다. 아저씨가 넘어져 있었다.

고개를 돌렸다. 거리를 지나는 발걸음에 좀 더 속도가 붙었다.


불 꺼진 간판들과 문 내린 셔터가 많아졌다. 등 뒤에서 음악이 계속 들렸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차가 두 대 겨우 지나갈법한 도로의 한쪽에는 주차된 차들이 가득했다. 가로등이 꺼진 구간을 지나갈 때 검은형체가 발 앞으로 스쳐 지나갔다. 다리가 굳어졌다. 가로등 아래의 담장 위의 두 눈이 이 쪽을 보고 있었다.


애옹


발걸음을 떼자 금세 담벼락 너머로 사라졌다. 뒤 쪽에서 작게 애옹 소리가 이어졌다.

길의 끝에 다다를 때쯤 멀리서 빵빵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파트 입구로 들어섰다. 어두웠다.

집으로 들어왔다. 등뒤에서 문이 닫혔다.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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