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안.
손잡이 하나를 잡고 버티는 시간이 길어졌다. 오고 내리는 사람들에 치여서 안쪽으로 밀려들어갔다.
앉아있는 남자의 발을 툭툭 건드리는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졸고 있던 남자는 잠에서 깨 이어폰을 빼고 쳐다봤다. 다시 고개를 숙였지만 발을 건드는 행동은 계속되었다. 남자는 가방을 들고 일어나 어깨를 밀치고는 문 앞으로 이동했다.
여자는 빈자리에 앉아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이쪽에 앉으세요"
뒤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짐을 들고 있는 할머니에게 양보를 하는 여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할머니는 고맙다며 자리에 앉았고 여자는 그 앞에 섰다.
전철에 빈자리가 하나 둘 생길 때 내려야 할 역에 도착했다.
승강장을 지나 대합실에 들어서 버스 시간을 확인했다.
<83번 곧 도착>
역 앞의 버스정류장으로 나와 줄을 섰다. 내 뒤의 줄이 금방 길어졌다.
버스가 도착했다. 빈자리에 앉아 창 밖을 바라봤다.
<환승입니다>
짐을 든 할머니가 탔다. 나는 일어나지 않았다.
버스가 다음 정류장으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