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주말 3

by 청아연

"죄송해요"

스마트폰을 보면서 걸어오던 사람과 어깨가 부딪혔다.


가좌역 방향으로 걸으며 주변의 풍경을 보고 있던 참이었다.


도보 주변에는 가지치기된 앙상한 나무들이 가득했다.

차가 다니지 않는 도시의 한 거리. 사람들은 숲길을 가운데 두고 옆의 상가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그림책이 가득한 책방이 보여 들어갔다.

검은색 표지의 책을 꺼내 펼쳤다. 책장이 넘어갈수록 종이의 크기가 작아지다가 다시 원래 크기로 돌아왔다.

마지막 페이지. 29,000원


책을 내려놓고 나왔다. 서쪽 하늘 위 구름 속 하얗게 빛나는 태양이 보였다.


철길이 끊긴 곳 앞에 의자에 앉았다. 가방을 열었지만 서류봉투와 노트만 있었다.


물이 흐르지 않는 징검다리를 건너 주택가로 들어섰다. 도로를 하나 건너자 소음이 사라졌다. 멀리서 작게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빵-빵


반대로 들어온 차가 주행하던 차와 만나 후진을 하고 있었다. 잠시 멈춰 서서 기다렸다.

멀리 입간판에 책이라고 쓰여있었다. 문을 열자 책방지기의 인사가 들렸다.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안내대에 수십 가지의 문장이 붙어 있었다. 문장 중 하나를 골라 물어봤다.


"전화기를 들어서 연락할 곳을 봤는데, 아무도 없었다는 장면이에요. 이 책입니다."


가리키는 곳에 있는 책을 펼쳐 중간을 봤다.

다시 내려놓고 아래쪽에 놓여있던 중편 소설집을 들었다.


"안녕히 계세요."


문을 밀고 나와 거리로 들어섰다. 사장님이 건네준 종이가방 안에는 책과 귤 두 개가 있었다.


조용한 골목길을 지나 대로변으로 걸어 나오는 동안에도 독립서점이 몇 군데 더 보였다. 안을 바라보기만 하고 들어가지는 않았다.


<602번 12분 여유>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 의자에 앉았다. 서류봉투를 꺼내 포장을 뜯고 병처럼 생긴 연필깎이와 회색 연필 하나를 꺼냈다. 연필을 돌리자 병 안에 얇은 나무와 검정이 쌓였다.


버스가 앞에 멈췄다. 맨 뒤의 자리로 가서 앉았다.

노트와 연필을 꺼내 메모를 시작했다.


경의선 숲길, 미세먼지, 우유, 독립서점, 연ㅍㅏㅡ


아래에 다시 적었다.


경의선 숲길, 미세먼지, 우유, 독립서점, 연ㅍㅏㅡ

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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