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다.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 놀라서 시계를 확인했다.
일요일. 보통의 주말이었다.
밤새 보일러가 돌아갔는지 공기도 방바닥도 뜨거웠다.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 이불정리를 하는데 베개 하나가 보이지 않았다.
침대 옆에 세로로 서있던 걸 찾아서 같이 정리했다.
창문을 열었다. 하얀 입김이 길게 창밖으로 빠졌다. 공기가 맑았고 해는 이제야 눈보다 조금 위쪽에 있었다.
화장실에서 거울을 봤다. 피곤해 보이는 얼굴과 뻗친 머리가 눈에 들어왔다. 물을 묻혀 머리를 눌렀다.
부엌으로 와서 식빵을 하나 입에 물었다. 냉장고를 열어 잼과 우유를 꺼냈다. 우유의 무게가 생각보다 가벼웠다. 따라보니 한모금치만 나오고 방울져 흘렀다.
우유와 한쪽면에 잼을 바른 빵을 들고 책상 앞에 앉았다. 눈이 건조해서 안경을 썼다. 컴퓨터를 켜고 옆에 노트를 펼쳤다. 어제 기록하던 문장들이 보였다. 쓰던 연필을 들어 그 옆에 메모하기 시작했다.
날씨, 봄, 여행지 - 구례, 곡성, 순창
벚꽃, 유채꽃
통영 - 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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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하는 소리와 함께 연필이 부러졌다. 깎아도 더 이상 손으로 잡고 쓰기에는 너무 짧아져 버렸다.
연필꽂이를 봤다. 남은 연필이 없었다.
안경을 벗고 펜을 들었다. 쓰려고 하다가 그냥 내려놨다.
거실로 나왔을 때 부엌에 있던 햇빛이 베란다에 닿아있었다.
수건과 속옷을 챙겨 화장실로 들어갔다. 씻고 나와 옷을 챙겨 입었다.
가방을 챙겨서 밖으로 나왔다.
덜 말린 머리가 유독 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