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안 가져왔다.."
신호등에 멈춰 섰을 때야 느껴졌다. 주머니가 가볍다는 걸.
생각할 겨를이 없이 몸이 먼저 움직였다.
핸드폰이 귀 옆에서 솔로곡을 완창중이었다.
지겹게도 울리는데 일어날 수가 없었다.
어제 글 쓴다고 2시까지 타자질을 한 후폭풍이 몰려왔다.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비비며 일어났다.
아침의 샤워가 하루 컨디션을 좌우하지만 오늘은 샴푸로 마무리했다.
옷도 보이는 대로 입고 양말을 신자마자 그대로 뛰쳐나왔다.
자동차의 시동을 걸고 예열할 시간도 없이 바로 거리로 나섰다.
그리고 달려온 게 지금이다.
차를 돌렸다. 지각이 두려운 게 아니었다.
손톱을 하도 물어뜯어서 입에 쇠맛이 돌았다.
빵빵 빵!!!!
"아.. 신호 바뀐 지가 언젠데 왜 안 가는 거야!!"
앞차가 출발하고 다음 신호까지 가속했다.
거리가 반으로 접혔다.
거기까지 가는 시간보다 오는 시간이 5분은 단축되었다.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평소라면 난 회사에 있어야 할 시간이었다.
"아 제발.."
22층에 멈춰있는 엘리베이터
위쪽 화살표를 광클했다.
엘리베이터가 평소보다 더더더 느리게 내려온다.
계단으로 갈까를 순간 고민했다.
문이 열리고 11층, 14층을 눌렀다.
<11층입니다>
내리자마자 우리 집 현관을 거칠게 열고 들어갔다.
'어딨지? 어딨지?'
혼잣말이 저절로 나왔다.
그건 책상 위에 있었다.
알같이 생긴 그것.
다마고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