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벌레처럼
다리 여럿인 몸으로
책을 보러 도서관엘 들렀다가
그 많은 손에도
책 한 장 펼쳐
활자 하나 읽어내지 못하고
머뭇거리다가
서성거림도 부끄러워
쫓기듯 나와 버리면,
그 많은 손으로
닭다릴 들고 뜯고 햄버걸 움켜쥐고
고프지도 않은 배를 채우기만 한다면,
기름기 번들거려
기타 코드를 놓치고
피아노 건반 위에서 미끄러지기만 한다면,
그 많은 손이
잡지도 못하고 10월을 다 흘려보내고
3월이나 7월쯤을 아쉽게 보며
뒤돌아 있기만 한다면,
다이빙을 해 볼까 보다
잠시 허공으로 몸을 밀어
맛보는 짜릿한 낙하.
떨어진 무게만큼 깊이 들어가
굴절된 빛보다도 낮게 내려가
다리 없는 물고기 되어
물아래 편히 숨 쉬며
돌 아래 붙어 꿈뻑꿈뻑 졸다,
툭 건드려오는 파동 하나에
포르르
헤엄쳐가고 싶다.
지도보다 자유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