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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깡통로봇 Jul 27. 2022

비가 온다

걸쳤던  

외투를 벗어던진다고

날개가 돋아나

날아오르진 못하겠지. 

     

톡톡 알을 뚫고 나와도 

발아래 디뎌지는 것이 필요했다.     


흘러가던 것이었다, 떠 있는 것이었다, 파도로 흔들려 다니다가 구름이었다가 이제 제 무게를 못 이기고 숨소리 거칠게 떨어져 내린다.      


아스팔트 위에 떨어져 아스팔트 소리를 내고

창문으로 떨어져 창문 소리를 내고

나뭇잎에 떨어져 나뭇잎 소리를 내니

내게 떨어져 나는 소리가 나겠구나     


이제는 내 것 아닌 생각들이 머물렀던 자리가 남아 내가 되는가?

내게 머물렀던 것들은 어디에 다른 무게로 머무는가

담긴 것이 나인지, 담고 있는 것이 나인지.      


우산으로 가려 나 아닌 것의 소리를 듣다 

굴러가는 바퀴를 타고 돌아간다.

바퀴는 어느 만큼을 굴러야

제 자리를 찾을까      


비가 온다

제 무게를 털어내며 



* 이미지 출처 :  Unsplash ( by  Frame Harira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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