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쳤던
외투를 벗어던진다고
날개가 돋아나
날아오르진 못하겠지.
톡톡 알을 뚫고 나와도
발아래 디뎌지는 것이 필요했다.
흘러가던 것이었다, 떠 있는 것이었다, 파도로 흔들려 다니다가 구름이었다가 이제 제 무게를 못 이기고 숨소리 거칠게 떨어져 내린다.
아스팔트 위에 떨어져 아스팔트 소리를 내고
창문으로 떨어져 창문 소리를 내고
나뭇잎에 떨어져 나뭇잎 소리를 내니
내게 떨어져 나는 소리가 나겠구나
이제는 내 것 아닌 생각들이 머물렀던 자리가 남아 내가 되는가?
내게 머물렀던 것들은 어디에 다른 무게로 머무는가
담긴 것이 나인지, 담고 있는 것이 나인지.
우산으로 가려 나 아닌 것의 소리를 듣다
굴러가는 바퀴를 타고 돌아간다.
바퀴는 어느 만큼을 굴러야
제 자리를 찾을까
비가 온다
제 무게를 털어내며
* 이미지 출처 : Unsplash ( by Frame Harira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