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게 내리던 비가 잠시 멈춘 사이
매미 울음소리가 강하다.
큰 소리가 멈춰지기 전엔 매미가 우는 줄 몰랐다.
뚝 끊기는 아주 잠시의 빈 공간으로
다른 매미들의 작지 않은 소리가 흘러들어왔다가
방충망에 앉은 매미가 다시 울자 다른 소리가 묻혀 사그라들었다.
어린 추억을 소환하던 참매미 소리에 정감을 느끼자
참매미가 가고 나서도
공간 가득 채워진, 제 존재를 알리려는 말매미들의 치열한 소리도 괴롭지 않다.
오랜 기다림 끝에 소리를 가지게 된 매미는
가진 것 적은 간절함을 담아
뜨거운 태양볕 안에서
볕보다 더 뜨겁게 운다.
제 몸을 비워 소리를 만들어내는 매미는
남의 것으로 제 욕망을 살찌우는
소음의 도시를 가로지르기 위해
더 크게 제 몸을 떤다.
내가 여기 있다고.
* 이미지 출처 : Pixabay (by lee genhy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