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깡통로봇 Aug 03. 2022

매미의 외침

세차게 내리던 비가 잠시 멈춘 사이

매미 울음소리가 강하다.     


큰 소리가 멈춰지기 전엔 매미가 우는 줄 몰랐다.

뚝 끊기는 아주 잠시의 빈 공간으로 

다른 매미들의 작지 않은 소리가 흘러들어왔다가 

방충망에 앉은 매미가 다시 울자 다른 소리가 묻혀 사그라들었다.     


어린 추억을 소환하던 참매미 소리에 정감을 느끼자 

참매미가 가고 나서도 

공간 가득 채워진, 제 존재를 알리려는 말매미들의 치열한 소리도 괴롭지 않다.     


오랜 기다림 끝에 소리를 가지게 된 매미는  

가진 것 적은 간절함을 담아 

뜨거운 태양볕 안에서  

볕보다 더 뜨겁게 운다.      


제 몸을 비워 소리를 만들어내는 매미는 

남의 것으로 제 욕망을 살찌우는 

소음의 도시를 가로지르기 위해    

더 크게 제 몸을 떤다.      


내가 여기 있다고.




* 이미지 출처 : Pixabay (by  lee genhyung )

매거진의 이전글 비가 온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