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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Oct 05. 2020

<사일런스/Silence, 2016>

침묵한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기도해도 침묵하는 것 같은 신에 대한 굳건한 믿음의 유지에 대해 깊이 들여다본다. 그들에게 믿음이란 무엇이고 배교란 무엇이며 또 용서란 무엇인가. 극한의 상황 속에서 끝까지 믿음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신자들을 보면서 많이 성찰하게 만듦과 동시에 자신이 그 상황이라면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미친듯한 딜레마도 던진다. 필자가 천주교라서 더 감명 깊게 다가오기도 한 것 같다.

종교 영화라고 무작정 설교하는 스타일의 영화는 아니다. 박해하는 자와 선교하는 자의 입장을 견고하게 보여주어 꽤나 설득력을 줌과 동시에 딜레마를 던진다. 또 독특한 점은 일본의 이미지가 잘 살아있다는 점. 물론 만나는 일본인들마다 영어를 잘한다는 점은 납득하기 좀 어렵긴 하지만 영화 전개를 좀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눈감아줄 만하다.

앤드류 가필드의 연기력이 단연 돋보인다. 같은 해 개봉한 <핵소 고지>에서도 크리스천을 연기했던 그가 어느새 종교 영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로 거듭났다. 리암 니슨의 연기력도 인상 깊다. 그의 표정에서 드러나는 감정은 정말 압도적. 아담 드라이버의 연기력은 충분히 좋았지만 캐릭터 자체는 살짝 겉도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나머지 일본인 배우들도 준수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상당히 잘 만들어진 영화다. 종교 영화라고 해서 선입견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다. 마틴 스콜세지의 수작.




총점 - 8
침묵 속에서 그의 부재가 아니라 존재를 증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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