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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Oct 06. 2020

<이 투 마마/Y Tu Mama Tambien>

성장하는 청춘들의 화끈한 로드 무비.

알폰소 쿠아론은 현존하는 최고의 감독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에야 아카데미에 수없이 노미네이트되는 작품들을 제작하는 감독이지만 그의 고향 멕시코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을 제작하는 경우도 많은데, 재작년 상당히 좋은 평을 받았던 <로마>와 이 영화가 대표적이다. 알폰소 쿠아론의 초기작이기도 한 작품, <이 투 마마>다.




영화는 성욕에 갓 눈 뜬 절친한 친구 훌리오와 테녹의 애인들이 모두 여행을 떠나버리자 테녹의 사촌 형 하노의 아내인 루이사를 만나 있지도 않은 천국의 입이라는 해변을 찾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알폰소 쿠아론의 상당히 뛰어난 로드 무비이자 성장 영화다. 포스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수위가 상당히 높은 영화이긴 하지만 로드 무비인 점에서 힐링을 받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는 있다. 청춘들의 자유로움과 우정, 그리고 사랑에 관해 그리며 결국엔 한 걸음 성장해 그 여행을 인생의 시작이라는 종착점에 데려다 놓는다. 단순한 로드 무비가 아닌 것이, 여정 속에 쿠아론의 고향인 멕시코의 이야기를 얹어놓는다. 덕분에 알폰소 쿠아론의 2018년 작 <로마>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 든다. 단순히 야한 영화로만 치부될 것이 아니다. 그 속에서 우정과 사랑과 성장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또렷하게 전달하며,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다.


다만 스토리 자체는 조금 아쉬움이 보이긴 한다. 로드 무비의 성격은 충분히 가지고 있으며 그에서 오는 장르적 매력은 한껏 지니고 있지만, 짧은 러닝타임 때문인지 몰라도 인간관계가 너무 급격하게 변하거나 너무 쉽게 끝나버리는 경향이 있다. 또한 극 초반 장황하게 설명했던 부분들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방탕한 장면들의 비중이 좀 많은 듯해 취향에 따라서 호불호가 조금 갈리거나 성장 영화로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좀 아쉽다. 이것이 문화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언젠가부터 쿠아론의 영화는 촬영부터 눈여겨보게 되는 것 같다. 알폰소 쿠아론과 엠마누엘 루베즈키의 촬영 궁합은 단연 최고다. <칠드런 오브 맨>과 <그래비티>에서 나타났던 둘의 뛰어난 롱테이크 신의 향연은 여기에서도 보인다. 저 두 영화가 <이 투 마마>로부터 5년 뒤, 12년 뒤 제작된 영화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때도 아주 훌륭한 촬영을 보여준다. 또한 그가 사랑하는 자연의 경관과 그 자연의 소리도 아주 잘 보이고 들린다. 아름다운 경관과 평화로운 자연의 소리, 그리고 흥겨운 멕시코의 노래는 로드 무비의 매력을 배로 더해준다. 여행 한 번 다녀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배우들은 모두 발견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아주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다. <로마>에서도 그렇듯이 알폰소 쿠아론이 할리우드가 아닌 멕시코에서 영화를 만들 때도 아주 훌륭한 배우들을 뽑는 것처럼 보인다. 디에고 루나와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그리고 마리벨 베르두가 연기한 세 주인공 모두 매력 있으며, 아주 출중한 연기를 선사한다. 디에고 루나와 가엘 가르시아 베르나는 절친의 우정을 아주 잘 보여주었으며, 마리벨 베르두는 루이사라는 캐릭터를 아주 잘 살려냈다고 볼 수 있다. 알폰소 쿠아론의 영화가 롱테이크 촬영이 많은 것을 생각하면 더욱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삶의 끝에 있었던 한 여자와 삶의 시작에 있었던 두 남자의 이야기를 아주 잘 그려낸, 뛰어난 로드 트립 무비다. 개인적으로 취향에 맞아서 더욱 재밌게 보았으며, 알폰소 쿠아론의 수작이다. 여러모로 뛰어난 영화.




총점 - 7.5
경이로운 촬영 속에 드러나는 청춘들의 성장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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