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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Oct 13. 2020

<캐치 미 이프 유 캔>

외로웠던 아이가 원한 경쾌하고 스피드한 추격전.

세계적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는 굉장히 뛰어난 연출력으로 작품성 있는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냈지만, 원래 그의 주특기는 바로 오락 영화였다. 말 그대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로, 많은 인기를 얻은 <죠스>부터 <이티>,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그리고 <쥬라기 공원>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스필버그의 또 다른 오락 영화가 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행크스의 조합으로 유명한 <캐치 미 이프 유 캔>이다.




영화는 부모의 이혼으로 가출한 10대 소년 프랭크가 자신의 비상한 머리로 비행기 파일럿부터 시작해서 의사, 변호사까지 직업을 바꾸고 수표 위조를 통해 140만 달러를 가로채는 등의 각종 사기 행각을 벌이자, FBI 요원 칼 핸래티가 프랭크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정말 믿고 보는 스필버그의 오락 영화다. 이게 진짜 거장의 능력이 아닐까 싶다. 사기 행각이라는 경쾌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정말 재밌고 깔끔하게 풀어나간다. 스펙터클한 액션신이나 엄청난 충격을 주는 반전 스토리는 없지만 스피디하고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2시간 20분의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순삭 시키는 스필버그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정작 프랭크는 아무렇지 않게, 자연스럽게 사기를 치지만 조마조마하는 것은 오히려 관객들이다. 관객들의 긴장감을 아주 잘 조절하는 스필버그에게 감탄할 뿐이다.

영화는 '이게 정말로 가능하단 말이야?'라는 말이 계속해서 나올 정도로 모든 일을 쉽게 쉽게 풀어나가고 위기 상황도 대수롭지 않게 해결하는데, 뭐 어느 정도의 각색이 들어갔겠지만 실화라고 하니 할 말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인물이 실제로 존재했었다니. 이게 진짜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계속해서 의심하게 만드는, 그런 요상한 매력이 있다. 거짓말로 거짓말 같은 인생을 살았다는 거짓말 같은 실화. 그로부터 오는 매력은 정말 엄청나다. 단지 운이 좋아서라는 전개가 아닌 것이, 프랭크라는 인물은 정말로 비범한 인물이었다. 희대의 사기꾼이었지만 정말 비상한 머리를 가졌던, 정말 엄청난 사람이었다.

다만 희대의 사기꾼을 소개하며 그의 사기 행각들을 보여주며 카타르시스만을 느끼게 하는 영화는 아니다. 우리는 그를 그저 비상한 머리를 가진 희대의 사기꾼으로 보지만, 그는 그저 부모님의 이혼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고, 부모님한테 더 사랑을 받고 싶은, 그래서 누군가 외로운 자신을 쫓기를 바라는 아이일 뿐이었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단순한 오락 영화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서 나온다.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스필버그의 감성을 맛볼 수도 있는 작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능청스러움, 그리고 외로움을 표현하는 연기력만큼은 정말 최고다. 그가 거짓말을 할 때마다 정말 흥분되고 짜릿하다. 그리고 그의 빛나는 외모 또한 돋보인다. 이렇게 잘생겼는데 말발도 좋다면 누가 안 넘어가겠는가. 너무 쉬워 보였던 사기 행각에서 그나마 조금 납득이 가능했던 이유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외모 때문이었다. 칼 핸래티라는 캐릭터는 정말 알 수 없는 매력을 보여줬는데 사실 캐릭터의 매력이 아니라 톰 행크스의 매력인 거 같기도 하다. 다만 이들의 연기력과 외모와는 별개로 프랭크와 핸래티가 애증의 관계로 변하는 그 과정이 후반부에서 너무나 갑작스럽게 나오지 않았나 싶다. 이건 아쉬웠던 점이다.

가볍게 즐기기에는 정말 좋은 영화가 아닐까 싶다. 전혀 부담 가질 필요 없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스필버그 표 뛰어난 오락 영화다.




총점 - 8
외로웠던 아이가 원한 경쾌하고 스피드한 추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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