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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Oct 17. 2020

<링컨/Lincoln>

살아 돌아온 듯 한 링컨, 다니엘 데이 루이스.

미국 대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세계 최강국으로 불리는 미합중국의 대통령을 뽑는 미국 대선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이번에는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와 바이든 후보의 대결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가 미국 대통령을 말할 때면 빠지지 않는 몇몇 이름들이 있다. '조지 워싱턴'부터 해서 '존 F. 케네디', 그리고 '버락 오바마'까지. 그중 평등한 미국을 완성했다는 평을 받으며 많은 존경을 받는 대통령이 있는데, 바로 '에이브러햄 링컨'이다. 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는 '링컨'이라는 역사적인 인물을 영화 <링컨>으로 그려낸다.




영화는 남북전쟁이 4년째에 접어든 시기, 링컨이 남북전쟁의 원인인 노예제도를 폐지하기 위해 그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헌법 13조 수정안을 통과시키려 부족한 20표를 채우기 위해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뛰어난 스필버그의 시대/역사극이다. <쉰들러 리스트>와 <뮌헨>에서 시대극도 잘 만든다는 것을 입증한 만큼, <링컨>에서도 뛰어난 연출력으로 극을 전개해나간다. 미국의 남북전쟁이나 노예제도에 대해서 안다면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으나, 모른다면 쉽사리 지루해질 수 있는 영화인 것은 사실이다. 2시간 3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과 잔잔하게 전개되는 내용은 때론 지루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훌륭한 몰입도를 선사한다. 우리는 그저 몇 가지를 간단하게만 알고 있는 링컨의 업적에 대해 링컨이 이를 이루기 위해서 어떤 싸움을 이어왔는지에 대해 아주 담백하게 보여주는 연출이 인상 깊다. 후반부에 느껴지는 역사적인 승리에 대한 카타르시스는 덤.

사실 링컨의 업적 하면 적어도 한 개 이상은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 잘 알려져 있어 영화의 내용을 너무 쉽게 예측할 수 있거나 단조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스필버그는 링컨에 대해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거나 그의 업적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정치적인 문제 하나에만 머무르지 않고 굉장히 입체적으로 링컨이 겪는 고뇌를 보여준다. 아주 탁월한 선택에 훌륭한 연출력을 더하니 그저 그런 링컨의 전기 영화의 느낌은 전혀 나지 않았다. 또한 그가 간절히 원했던 노예제도의 폐지와 그것을 쟁취하기 위한 링컨의 수없는 노력을 보면서 그 가치가 얼마나 고귀하고 위대하며 소중한 것인지 다시금 깨닫게 한다.

영화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다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친듯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정말 링컨이 살아 돌아왔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정말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데, 그 덕분에 역사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몰입도를 선사하기도 한다. 그가 하는 연설뿐 아니라 그의 자세와 목소리까지 정말 위인전에서만 보던 링컨을 실제로 보면 이렇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괜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이 아니다. 또한 조셉 고든-레빗부터 토미 리 존스, 월튼 고긴스, 그리고 단역급이긴 하지만 아담 드라이버까지 쟁쟁한 배우 라인업을 보는 재미도 아주 충분하다. 상당히 임팩트 있는 모습들을 보여준 주/조연 배우들이다.

링컨이라는 인물은 위인이지만 완벽한 인물은 아니었고, 그 또한 논란이 되는 행동을 한 인물이긴 하다. 그래서 영화 <링컨>이 링컨에 대해 좋은 것만 묘사하고 미화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느낌은 받지 못했다. 다만 교과서적이고 전형적인 링컨의 모습만 보일 뿐 색다른 링컨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긴 러닝타임에 비해 꽤나 많은 대사량은 거부감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조셉 고든-레빗이 맡은 로버트 링컨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였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부분은 개인적인 아쉬움이다.

그럼에도 역대급의 링컨 캐릭터를 탄생시킨 다니엘 데이 루이스에게 경의를 표하며, 잔잔하면서도 압도적인 몰입도를 선사하는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다시 한번 놀랄 뿐이다. 링컨의 전기 영화 중 최고로 꼽히지 않을까 싶다.




총점 - 7.5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일궈낸 에이브러햄 링컨의 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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