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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Oct 26. 2020

<데어 윌 비 블러드>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다니엘 데이 루이스라는 배우는 필자가 정말 인상 깊게 본 배우 중 하나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갱스 오브 뉴욕>에서 보여준 그 서늘하면서 여유 넘치는 눈빛에 한대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고, 스티븐 스필버그의 <링컨>에서 연기력은 정말 세계 탑 급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배우다. 이런 배우가 최근 필자가 정주행하면서 열광 중인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과 만난다면? 그 화려한 결과를 보여준 작품, <데어 윌 비 블러드> 리뷰다.




영화는 1898년, 홀로 아들을 키우며 석유 산업을 통해 일확천금을 노리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탐욕과 욕망으로 인해 아들이랑 마을 주민들과 단절되거나 갈등을 빚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연출력을 한껏 보여주는 PTA다. 왜 이 영화가 미국 영화 역사상 한 획을 그은 영화라고 극찬을 받는지 알 것 같다. PTA의 영화를 보다 보면 숨 막힌다는 표현이 딱 알맞다. 그 정도로 압도적이고 경이로우며 너무나도 완벽해 영화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 벅차다. 극이 진행될수록 주인공들이 돈과 종교에 사로잡히듯이 영화에 사로잡혀 버린다. 2시간 38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가는 연출력도 여전하며, 시대 반영도 아주 현실적으로 잘한, 정말 훌륭한 시대극으로도 볼 수 있다. 다른 PTA의 영화들보다 직관적이라서 영화를 따라가기 어렵지 않다는 나름의 장점도 가지고 있는 편이다.

돈과 종교에 사로잡힌 인간들의 탐욕과 욕망,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광기 어린 모습을 현실적이고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아주 확실한 사회 비판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을 석유 시추라는, 그 시절 정말 붐이 일었던 사업을 통해서 보여주어, 미국의 역사도 함께 잘 보여주는 편이다. 물보다 진한 피, 피보다 진한 석유를 보여주면서 정말 끔찍하고 충격적인 인간의 욕망과 탐욕, 그리고 그 이면을 잘 전달한다. 아주 현실적인 전개와 장면 재현, 그리고 촬영으로 인간의 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 사회가 얼마나 끔찍한지 보여준다. 모든 장면들이 압도적이지만 다니엘과 폴의 공방전이 이뤄지는 세례신과 후반 30분 시퀀스는 단연 독보적.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명연은 영화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갱스 오브 뉴욕>이나 <링컨> 같은, 필자가 이전에 보았던 작품들에서도 상당히 임팩트 있는 연기력을 보여주었기에 이번 작품에서도 내심 기대를 했는데 실망하기는커녕 정말 감탄만 나오는 엄청난 연기력을 선보인다. 돈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거짓과 불신을 일삼는 다니엘을 아주 잘 표현한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영화마다 비슷하면서도 모두 다른 연기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아주 뛰어나고 훌륭한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다니엘 데이 루이스에 결코 밀리지 않는 폴 다노의 연기력은 압도적이다. 폴 다노는 드니 빌뇌브의 <프리즈너스>에서 먼저 만났는데, 그때도 <데어 윌 비 블러드>에서와 비슷한 느낌의 배역을 맡았었고, 그때나 지금이나 말 그대로 미친듯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폴 다노는 이단 종교를 광기 어릴 정도로 믿으며 자신이 선량한 신자인 척하지만, 사실 목적은 돈인 캐릭터를 연기한다.

이외에도 PTA 영화들에서 많이 보였던 특징들도 상당수 보이는 편이다. 불완전하지만 혼자서는 절대로 지내지 못하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그린다거나,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할 정도의 뛰어난 촬영, 그리고 경쾌하면서도 긴장감을 조성하는 압도적인 음악 등은 영화의 완성도를 더한다. 특히 조니 그린우드의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 음악이 제대로 한몫한다. PTA의 영화들은 모두 음악이 좋은 것 같다.

세상 사람들이 한 영화를 극찬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상당히 무겁고, 어쩌면 지루할 수도 있지만, 너무나도 압도적인 완성도로 관객들을 짓누르는, PTA의 <데어 윌 비 블러드>다.




총점 - 10
연출력, 분위기, 열연, 촬영, 음악, 그야말로 압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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