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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May 11. 2020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한 참고서.

우리는 간절히 이루고 싶으나 이뤄질 수 없는 일이나 상황을 상상하곤 한다. 이러한 상상은 성공을 다짐하고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그저 노력도 하지 않고 망상에만 그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필자도 가끔씩 상상을 하곤 하는데, 터무니없는 상상을 하고 난 후면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고 작아 보인다. 웬만하면 괜한 망상은 피하는 것이 좋은데, 이러한 삶의 교훈을 잘 알려주는 영화가 있다. 벤 스틸러가 감독과 주연을 맡고 동명의 원작 소설을 각색한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이다.



영화는 상상 속에선 모든 것이 가능한 슈퍼히어로지만, 현실에선 '아싸'인 월터 미티가 마지막 표지인 25번 사진을 찾아다니며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여정을 그린다. 영화는 어떤 기대를 갖고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라질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그저 판타지 영화를 기대하고 본다면 장르 자체가 다르니 당연히 실망할 것이고, 메시지와 교훈을 주는 영화임을 알고 본다면 좋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후자 쪽이라서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영화는 현실에 지쳐 무기력하고 무의미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다시 시작하고 꿈꿀 수 있는 희망과 동기를 심어준다. 망상증에 빠져있고 재미없는 삶을 살아가던 월터가 '삶의 정수'인 25번 사진과 그것을 찍은 숀 오코넬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게 한다.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왔다. 바로 아름다운 배경과 영상미인데, 극중 월터가 숀을 찾으러 떠난 장소인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의 풍경은 여행의 느낌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힐링할 수 있다. 또 히말라야산맥과 그곳에서 만난 유령 표범은 왠지 모를 감동을 느끼게 한다. 여러 가지 문제가 겹쳐 여행을 못 가는 요즘에 여행을 떠날 때의 그 행복함을 경험할 수 있어서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영화는 얻어 갈 교훈이 상당히 많은 영화다. 이러한 교훈은 대사로 많이 나타난다.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느꼈던 대사는 두 가지가 있는데, 그중 첫 번째는 월터의 회사인 '라이프지'의 모토다.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삶의 이유를 한 문장으로 굵직하게 표현한 이 대사는 영화를 넘어 인생 전체를 관통한다. 또 숀의 대사인 '아름다운 것들은 관심을 바라지 않아.'라는 대사는 세상의 진리를 깨닫게 한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월터가 여행을 떠나는 동기와 그 과정이 너무나도 빈약하다는 점이다.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를 거치는 대장정을 떠나는 이유가 그저 숀 오코넬을 찾기 위해 무작정 떠난 것이라는 동기는 관객을 설득하기에는 부족하다. 또 여행 과정이 너무나 쉽게 표현된 점은 그저 의아할 뿐이다. 또 잘 활용해 매력적인 캐릭터로 기억될 수 있었던 주변 인물들을 그저 엑스트라로 전락시켜버린 점도 아쉽다. 

이러한 아쉬운 점에도 많은 교훈을 얻고 덤으로 힐링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영화의 작품성만 보자면 아쉬운 점이 나타나지만, 삶에 대한 메시지를 주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매력이자 장점이다. 우리 모두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고 살아나갈 때까지, 인생의 목적을 알려주는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이다.




총점 - 8.5
당신도 25번 사진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용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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