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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May 18. 2020

<마틸다/Matilda>

아이들만의 시선이 아닌 모두의 시선으로.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 적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보여주던 영화는 유치한 영화였다고 기억하기 쉽다. 다만 그러한 영화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얻어 갈 교훈들이 많다. 교육용으로 틀어주는 이유가 있기 때문인데, 최근 동생이 학원에서 알아왔다며 같이 본 영화가 있다. 어린이들만을 위한 영화가 아닌 모두를 위한, 동명의 원작 소설을 각색한 영화, <마틸다>다.




영화는 태어날 때부터 비범한 능력을 가진 마틸다가 무식하고 사기를 치며 살아가는 부모 밑에서 힘겹게 지내다 무서운 교장이 운영하는 학교를 들어가면서 생기는 일을 그린다. 애초에 어린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데다, 전체관람가 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다소 유치하고 어린이의 시각에 맞춘 장면이 들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러한 장면이 성인 관객들로 하여금 관람에 방해가 되는 요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회문제, 특히 아동학대를 중점적으로 유쾌하게 비판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라고 보는 것이 맞다. 가족영화답게 메시지를 유쾌하고 매력 있게 전달한다.

97년도에 개봉한 영화답게 전형적인 90년대 미국 코미디물의 플롯을 따라가는 편이다. 무난하고 부담 없이 풀어내는데,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긴 하나 이것 또한 전체관람가 등급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다. 장점을 하나 꼽자면 독특한 소재다. 아이가 재치를 발휘해 불우한 가정에서 탈출하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초능력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집어넣어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흥미를 느끼게 한다. 또한 영화 중반 교장의 집에서 벌이는 추격전의 긴장 넘치는 연출과 마틸다가 꾸민 여러 통쾌한 복수도 재미를 더한다.

캐릭터를 풀어내는 것 또한 좋았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외모의 마틸다가 무식한 부모 아래서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이겨내며 통쾌한 반격까지 하는 캐릭터로 묘사되어 매력을 한층 더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팸 페리스 분이 트런치불 교장을 열연하면서 어느 부분에선 필자도 무섭게 느껴졌는데, 캐릭터를 아주 잘 살려 놀랍다.

영화의 특성상 작품성을 위주로 그린 영화가 아니어서 많은 점수를 받을 요소가 없지만, 많은 것을 선사해 주는 작품이다. 최근 전체관람가 영화를 유치하게만 그려내면서 아이들만 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굳어졌는데, 전체관람가 영화는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닌,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알려주는 영화가 자주 나와주길 바랄 뿐이다.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과 통쾌한 복수를 전하는 영화, <마틸다>다.




총점 - 8
명랑한 마틸다의 통쾌하고 귀여운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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