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 않지만 계속될, 레보스키의 인생처럼.
웃기다. 그냥 웃기다. 코엔 형제가 왜 영화를 잘 만든다고 하는지 점점 감이 잡힌다. 점점 더 복잡해지고 꼬이는 사건들을 보여주며 상당히 혼란스러웠던 90년대 미국의 사회를 신랄하고 맛깔나게 풍자한다. 다만 답답한 전개와 약간은 약빤듯한 연출로 난해한 부분이 보이기도 해 취향이 살짝은 갈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캐릭터의 매력이 아주 뛰어난 영화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모두 통통 튀며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하나의 사건을 유별나게 심각해하지 않고 심드렁한 모든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우스꽝스럽고 나사가 하나씩 빠져있는 것 같지만 너무나 사랑스럽다. 이러한 캐릭터 하나로 메시지도 아주 잘 전달하는 코엔 형제다.
이러한 캐릭터들을 명배우들이 찰떡같이 살려낸다. 관객들에겐 <아이언맨>의 빌런 오베디아 스탠으로 익숙한 제프 브리지스가 제프 레보스키, 듀드 역을 맡아 맛깔나게 연기하며, 답답하지만 미친 듯이 매력적인 월터를 존 굿맨과 함께 부정할 수 없는 명배우 줄리안 무어와 스티브 부세미, 그리고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훌륭하게 지원한다.
익숙하고도 좋은 음악이 들린다는 점도 영화의 장점. 여러모로 정신없기도 하지만 정말 좋았다.
총점 - 8.5
화려하지 않지만 계속될, 레보스키의 인생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