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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Dec 06. 2020

<분노의 주먹/Raging Bull>

허영심과 질투 가득한 펀치는 나 자신에게 치명타일 뿐.

제목이 원제 그대로인 <레이징 불>부터 시작해서 그걸 번역한 <성난 황소> 또는 <분노의 주먹>까지 다양한데, 출시명이자 왓챠에 표기된 제목인 <분노의 주먹>으로 하겠다. 가장 보고 싶었던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중 하나인데, 볼 플랫폼이 없어서 못 보던 중에 왓챠에 올라왔길래 후다닥 봤다.

정말 인트로부터 씹어먹는다. 권투 영화인 만큼 영화 속에서 보이는 권투는 화려함과 스펙터클 그 자체다. 갱스터가 나오지 않음에도 스콜세지가 갱스터 영화에서 보여줬던 복잡함과 긴장감을 모두 뽑아낸다. 웬만한 스포츠 영화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은 수준의 짜릿함을 선사한다.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다가 결국 몰락하는 한 사람의 일대기를 보여주면서 남자의 찌질함과 인간의 질투를 그려내 권투 등의 볼거리뿐 아니라 인간의 내면도 훌륭하게 조명한다. 스스로 무너지는 제이크를 통해 제이크가 그간 해왔던 복싱은 자신을 향한 것이라는 연출이 돋보인다.

로버트 드 니로의 메소드 연기는 정말 엄청나다. 특히 마지막에 살을 찌운 채 등장했을 때는 상당히 놀랐다. <부기 나이트>에서도 오마주 되었던 그 유명한 거울에 대고 혼잣말을 하는 엔딩은 정말 엄청나다. 오프닝과 엔딩이 모두 뛰어난, 흔치 않은 영화. 조 페시의 연기도 상당하다.

80년대 작품임에도 흑백 화면인데다 고전적인 느낌이 강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나쁘지는 않았지만 확 끌리는 부분이 없었던 듯. 그래도 정말 압도적이었다. 나중에 다시 한번 봐야 할 듯싶다.




총점 - 9.5
허영심과 질투 가득한 펀치는 나 자신에게 치명타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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