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팬서 Dec 12. 2020

<어바웃 타임/About Time>

인생을 사랑하는 삶.

필자는 정말 이런 영화까지 안 봤나 싶을 정도로 로맨스 영화를 많이 접하지는 않았다. 그 유명하다는 <타이타닉>이나 <노팅 힐>도 얼마 전에야 접했으니,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힐 것이다. 그래서 이참에 유명하고 좋은 평을 많이 받는 로맨스 영화들을 많이 보기로 했다. 첫 번째는 <이터널 선샤인>이고, 두 번째가 오늘 리뷰할, 레이첼 맥아담스 때문에 심장이 멎을 뻔했던, <어바웃 타임>이다.





영화는 모태솔로 팀이 아버지에게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있다는 가문의 비밀을 듣게 되고, 한눈에 반한 메리라는 여인과 함께 지내면서 그 능력을 한껏 발휘하지만, 완벽한 삶을 추구할수록 일이 미묘하게 꼬이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다. 우선 시작이 굉장히 빠르다. 로맨스 영화 치고는 긴 편인 123분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지만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굉장히 빠르게 알리는 과감한 선택을 하는데, 나쁘지 않고 시원시원하다. 로맨스 장르지만 SF 적 소재인 시간 여행을 곁들인다는 점은 은근히 독특했다. 물론 지금에야 종종 보이긴 하지만, 과학적인 방법보다는 간단한 방법과 제한을 통해 낭만적인 부분을 부각시킨 점이 로맨스 장르와 만나 좋은 시너지를 발휘한다. 이런 시간 여행 능력이 만능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매력적인 제한을 두면서 이러한 소재로 얻어 가는 부분이 많다. 또한 옷장을 비롯한 어두운 곳에서 할 수 있다는 설정은 간단하지만 효과적이다.


로맨스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설렘과 그 설렘이 사랑으로 발전하는 과정이 너무나도 좋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미치도록 설렌다. 거기에 꽤나 효과적인 유머도 더해 매력을 더한다. 시간 여행의 로맨틱함뿐 아니라 단점도 보여주는 편이다. 시간 여행으로 남의 인생을 바꿀 수 없을뿐더러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고, 이를 통해 나 자신이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전해준다. 비록 인물이 변화하는 과정이 너무 쉽고 갑작스럽긴 하지만. <어바웃 타임>의 또 다른 특별함은 연인과의 사랑만 그리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남녀는 물론 부자간의 사랑, 그리고 형제간의 사랑, 궁극적으로는 현재 자신의 삶, 소중한 하루에 대한 사랑을 다룬다. 그리고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알려준다. 흘러가는 인생을 바꾸려 하지 말고, 이별을 받아들이며 새 생명을 축하하는,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시간 여행을 다루고 있지만 시간 여행을 하지 않는 삶이 가장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꽤나 흥미로운 영화다.


레이첼 맥아담스는 영화의 최대 매력이다. 이미 여러 사진이나 클립들로 봐왔음에도 미치도록 사랑스러운 그녀의 모습에 빠져서 볼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첫 등장 장면도 엄청나게 설렜지만, 결혼식 장면에서 신부가 입장하는 신에서는 정말 숨을 못 쉴 정도였다. 이미 여러 번 본 장면임에도 그 순간의 폭발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결혼식 장면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개인적으로 팀의 아버지, 빌 나이의 연기력이 인상 깊었다. 얼마 전 <엠마>에서 봤을 때도 조연이었지만 매력이 있었는데, 여기서 정말 폭발한다. 덤덤하고 멋진 아버지라는 역할을 너무나도 잘 연기해냈다. 주인공인 도널 글리슨도 훌륭했으며, 조연진의 연기력도 훌륭하고, 마고 로비나 바네사 커비 등 반가운 얼굴들도 많이 보여서 찾는 재미도 있다. 일단 영화의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의 매력이 엄청나서, 캐릭터 하나하나에 정이 들 정도였다.


다른 영화의 요소들을 찾는 재미도 은근히 있다. <보디가드>의 주제가, <아멜리에>의 포스터, <타이타닉>의 간접 스포, 그리고 <해리포터>의 언급 등 영화 팬이라면 쉽게 찾을 수 있는 매력들이 한가득 있다. 또한 영화의 유명한 OST도 너무나 좋다. 들으면 들을수록 영화의 설렘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종종 들을 것 같다.


크나큰 갈등이 없어 밋밋할 수는 있지만 정말 와닿는 것이 많은 영화다. 로맨스라는 장르에 가두기에 아까울 정도의 메시지를 가지고 있으며, 호평이 많은 이유를 알 수 있었던 영화, <어바웃 타임>이다.




총점 - 8
시간 여행의 가장 좋은 점은 시간 여행을 하지 않았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는 것.
매거진의 이전글 <이터널 선샤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