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와 OST를 살린 로맨틱코미디의 빼어난 매력.
로맨틱코미디 장르에서 사랑스러운 분위기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OST다. <러브 액츄얼리>, <어바웃 타임> 등 여러 로맨틱코미디 영화에 나온 OST는 들으면 멜로디가 자동 재생될 정도로 많이 유명하기도 하며, 멜로디를 들으면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게 만들 만큼 임팩트가 강하다. 심지어는 OST 만으로 기억되는 작품들이 있다. 상술한 작품들 외에도 OST가 유명한 작품이 하나 있다. 바로 오늘 리뷰할, 한국어 제목이 기가 막힌,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다.
영화는 한때 인기가 절정이었던 그룹 '팝'의 멤버였으나 이제는 한물가버린 알렉스가 새로운 스타의 듀엣 제의를 받아들이지만 자신의 작사 실력으로는 무리라고 생각하던 중, 남다른 작사 실력을 지닌 엉뚱발랄한 매력의 소피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영화는 처음이 상당히 강렬하다. 80년대의 감성이 충만한 뮤직비디오와 노래로 시작되는데, 요상하면서도 이목을 확 끈다. 두 남녀의 첫 만남도 예상외로 빠르게 지나가 당황스러우면서도 색다른 매력을 뽐낸다. 시작의 재미를 전개 과정에서도 무난하게 이어가는 편이지만 중간중간 작위적인 모습이 보이기도 하며 정식으로 관계를 맺게 되는 과정이 쉽게 느껴진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사랑스러운 분위기와 함께 소소하지만 탁월한 유머를 곁들여 설렘과 재미를 모두 갖춘 꽤나 훌륭한 로맨틱코미디 영화다.
사실 만남부터 갈등, 그리고 해결까지 로맨틱코미디의 공식을 착실하게 따르고 심하게 말하면 클리셰가 많이 묻어나있는 영화지만, 영화가 가지고 있는 매력들은 거부할 수가 없다. 우선 정을 안 줄 수가 없는 매력들로 가득 찬 캐릭터들은 이러한 클리셰들을 잊어버리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의 모습만 보고 있으면 아무리 만남부터 갈등까지 밋밋해도 웃으며 즐길 수 있다.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이자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최대의 장점은 바로 OST다. 들으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유명한 OST인 'Way Back Into Love'는 정말 감탄할 정도의 노래인 것 같다. 가사부터 멜로디까지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지닌 OST인 듯하다. 그럼에도 밋밋한 스토리텔링은 여전히 아쉽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둘의 갈등과 화해의 과정이 너무나도 짧고 간단했다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아주 치열한 갈등이 많은 영화를 봐와서 그런지 몰라도 무언가 부족했다.
캐릭터의 매력은 배우들의 연기와 미모가 다 살렸다고 해도 무방하다. 로맨틱코미디 장르의 대표 배우 하면 빠지지 않는 이름인 휴 그랜트는 정말 특유의 매력을 잘 살려낸다. 자연스러운 연기부터 80년대 그룹의 안무도 능청스럽게 소화하는 것을 보고 실제 인물인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그의 영국 영어 발음은 정말 남자인 나도 빠져들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의 드류 베리모어는 정말 아름다운 것 같다. 너무나 이쁘고 사랑스럽다. 또한 그녀는 아름다운 외모뿐 아니라 엉뚱발랄한 성격까지 다양한 매력을 가진 소피를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상술했듯이 심심한 서사의 부족함을 이 두 배우의 매력과 케미가 채워 넣는 역할을 한다.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것은 헤일리 베넷과 그녀의 캐릭터 코라가 가진 독특한 매력이다. 요상한 인물인 코라를 잘 소화해내는데, 최근에 <힐빌리의 노래>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맡아서 눈길이 갔던 그녀의 데뷔작이라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 게다가 코라가 가진 역할도 나름 중요해 영화의 확실한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제목의 센스가 정말 엄청난 것 같다. 어떻게 <Music and Lyrics>라는 간단한 제목을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으로 번역할 생각을 했는지. 이렇게 완벽한 번역의 제목이 또 있을까 싶다. 초월번역에 가까운 제목. 필자의 오랜 로망인 뉴욕 거리와 카페, 상점의 모습도 정말 아름다우며, 화려한 퍼포먼스도 나름 볼거리라는 점이 좋다.
로맨틱코미디의 공식을 따르는 안정적인 작품이지만 매력만큼은 확실한 작품이다. 휴 그랜트와 드류 베리모어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음악 로맨틱코미디 작품,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다.
총점 - 7
캐릭터와 OST를 살린 로맨틱코미디의 빼어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