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가깝고도 먼 시선, 요란하고도 고요한 태도.
그 유명한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올해 개봉한 <도망친 여자>로 처음 봤다. 입문작으로 괜찮다는 소리도 들려오고, 베를린 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하기도 해서 굉장히 기대하고 봤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아주 만족스러웠다.
한 편을 봤을 뿐인데 홍상수의 특징을 알 수 있을 거 같다. 우선 굉장히 단순하고 간결한 플롯인데, 대사가 정말 많고 일상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롱테이크가 아주 일품이다. 그리고 줌 인/아웃을 하는 촬영이 아주 돋보이는데, 현란하지는 않지만 빠져드는 매력을 지닌 것 같아 보인다.
영화는 영화가 내포하는 있는 것들에 대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하게 만든다. 도망친 그녀의 마음을 짐작하게 만드는 대사들뿐이지만, 여러 디테일들과 메타포 등으로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훌륭하게 담아낸다. 굉장히 시끄러우면서도 고요하게, 가까우면서도 멀게 그녀의 마음을 바라본다.
여담이지만 포스터에 나온 저 구도가 너무 아름다워서 넋을 놓고 봤다. 짧은 러닝타임에 배우들의 매력이 한껏 들어가 있기도 해서 좋은 작품이었다.
총점 - 7.5
그녀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가깝고도 먼 시선, 요란하고도 고요한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