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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Jan 14. 2021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매 장면을 장악하는 루니 마라의 독특하면서 치명적인 매력.

데이빗 핀처의 특징은 압도적이고 독특한 분위기에 배우들의 명연이 곁들여진다는 특징이 있다. 데이빗 핀처의 수작들이라고 불리는 <세븐>부터 <파이트 클럽>, <조디악>, <소셜 네트워크>, 이 모든 작품들의 특징은 전부 기괴하고 압도적인 분위기에 배우들의 미친 연기가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여기,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분위기를 가진 핀처 영화가 있다.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다.




영화는 부패 재벌을 폭로하는 기사를 쓰고 소송에 시달리던 기자 미카엘이 또 다른 재벌 헨리크가 40년 전 사라진 자신의 손녀 하리에트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하게 되고, 미카엘은 이 사건을 풀기 위해 범상치 않은 외모의 해커 리스베트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기괴하면서 매력적인 오프닝이다. 아무래도 다니엘 크레이그가 나와서 그런지 007 시리즈가 생각나게 만드는 오프닝이었다. 서두에 언급한 압도적인 분위기도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위기였다. 컷 편집이 상당히 유려하고 과감하다는 생각이 든다. 데이빗 핀처는 촬영과 편집에 있어서 상당히 강점을 보이고 있는데, 여기서도 유효하다. 사운드도 참 압도적이었다. 긴장감을 잘 조절하는 핀처의 연출력에 사운드까지 맛깔나게 들어가니 재미가 없을 수가 없었다.

핀처의 영화답게 굉장히 흡입력이 강하고,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그래서 2시간 3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지만 체감 시간은 훨씬 짧다. 다만 이 장점은 범인을 찾기 전까지만 유효하다는 제약이 뒤따른다. 너무 매력적으로 끌고 오는 바람에 다소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는 범인과 그의 최후, 그리고 마무리는 아쉽게 느껴지만 한다. 초중반부의 매력을 가져오지 못한 후반부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미카엘의 소송, 그리고 하리에트 사건 크게 두 가지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이 두 사건이 따로 노는 느낌이 강하다. 미카엘의 소송 사건은 너무 급하게 다뤄지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 개인적으로 미카엘과 리스베트의 러브라인은 조금 의아하긴 했다. 물론 엔딩에서 마음이 좀 달라지긴 했지만 뜬금없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엔딩은 괜스레 아리게 다가오기도 했다는 점은 좋게 본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그냥 멋있다. 하도 007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몰라도 듬직하고 투철한 이미지가 강했는데, 반감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은 것 같다.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의 진면모는 리스베트 살란데르, 혹은 루니 마라에게 있다. 루니 마라의 변신은 정말 파격적이고, 기괴하지만, 치명적이고 매력적이다. 애초에 너무나도 매력적인 리스베트라는 캐릭터를 200% 살려낸, 이 영화의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녀의 연기력 덕분에 조금은 의아했던 미카엘과 리스베트의 러브라인, 그리고 엔딩이 감명 깊게 다가오기도 했는데, 엔딩에서의 그녀의 표정과 뒷모습은 여운이 짙었다. 처음으로 마음을 열었는데. 익숙한 배우들이 많이 나와 반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이브스 아웃>에서 얼굴을 비춘 크리스토퍼 플러머와 <토르> 시리즈의 셀빅 박사로 인지도가 높은 스텔란 스카스가드, 그리고 그 외에 로빈 라이트 등이 출연해 조연진에서 열연한다.

서사 자체의 아쉬움이 많았지만 영화 자체적으론 굉장히 세련되고 멋있으며 매력적인 영화다. 그중에서도 리스베트 살란데르, 루니 마라의 매력은 엄청나다고 보장할 수 있다. 그녀의 매력이 넘쳐흐르는 영화,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다.




총점 - 7.5
매 장면을 장악하는 루니 마라의 독특하면서 치명적인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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