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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Jan 16. 2021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Outside the Wire>

브로맨스 액션과 인간승리 SF 사이 어딘가에서 우왕좌왕.

2020년은 넷플릭스가 급부상한 해였다. 그와 동시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도 많이 나왔고 그만큼 주목도 많이 받았는데, 결과물은 절반이 성공, 절반이 실패라고 볼 수 있었다. 특히 <익스트랙션>이나 <올드 가드>, <프로젝트 파워> 등 참신한 액션과 SF 소재는 인기를 끌었지만 완성도는 처참했는데, 그 때문인지 점점 모습을 감춘 SF 영화였다. 그리고 2021년, 넷플릭스가 다시 한번 SF 액션 영화를 하나 내놓았다. 바로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다. 과연 이 영화는 기존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멍에를 벗어날 수 있었을까.




영화는 동유럽이 혼란스러운 2036년, 드론 조종만 하다 명령 불복으로 현장에 파견된 하프 중위가 그의 상관이자 사이보그인 리오 대위를 만나 핵 공격을 막기 위해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일단 코로나19로 많이 만나지 못했던 SF 액션 영화는 오랜만이기도 해서 나름 흥미롭게 다가왔으며, 사이보그라는 지극히 넷플릭스 다운 소재와 유럽 배경의 전쟁 영화라는 점은 나름 강점으로 보였다. 문제는 영화의 장점이 이게 끝이라는 점이다. 여느 넷플릭스 오리지널과 마찬가지로, 색다른 모습이 보이지 않고 흔한 영화를 하나 더 찍어낸 듯 보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멍에를 벗어나게 하기 위해선 턱없이 부족한 완성도다. 컴퓨터 그래픽도 놀랍기는커녕 애매한 듯 보이고, 편집도 많이 난잡해 보였다. 솔직히 기대를 갖지는 않았는데, 많이 아쉬웠던 영화다.

영화는 나름 버디 무비의 특성을 내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하프와 리오의 관계는 너무 애매하고 기복이 심해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다. 나는 둘 다 무슨 조울증 걸린 줄 알았다. 나름 SF와 전쟁 장르 안에서 철학적인 고민을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효과적이지 못하다. 미래 군대 내에서 로봇 위치, 그리고 부차적 피해에 관한 문제, 혹은 흑인 인권 문제 등을 그려내고는 있지만 설득력이 너무나 없다. 영화는 뻔한 전개를 피하려고 했는지 스토리를 한번 비트는데, 여기서부터 문제가 커진다. 너무 무리를 한 것인지 걷잡을 수 없이 흩어져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스토리로 변질된다. 결국엔 쉽게 쉽게 해결되는 문제와, 인간승리라는 뻔한 메시지는 버리지 못한 채 마무리되어 관객 입장에선 너무나도 혼란스럽다. 그나마 좋은 점은 넷플릭스의 유일한 강점인 액션만큼은 살아있다는 것이다. 액션의 비중이 많지는 않지만, 거대한 스케일과 화끈한 액션은 킬링타임 용으로는 나쁘지 않게 다가온다.

캐릭터의 매력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주인공인 하프 중위가 고뇌하는 이유는 나름 진중하지만 이를 다루는 연출이 너무나도 가볍다. 그리고 여느 반전(反戰) 영화에서 흔히 보이는 고민이라 새롭게 느껴지진 않는다. 38명을 구하기 위해 사망한 2명은 부차적 희생이라면, 수억 명을 구하기 위해서 수백만 명의 희생은 어떠한가. 뻔하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이다. 안소니 마키가 맡은 사이보그 리오 대위는 여느 사이보그와 비슷하다. 말 잘 안 듣는 사이보그 캐릭터. 이런 캐릭터를 굳이 안소니 마키라는 배우를 가지고 와야 했을까. 전체적으로 캐릭터 활용이 아쉽다. 파커나 코발이나 대령이나 베일이나, 전부 상황을 만들고 해결하기 위해 소비되는 캐릭터로만 보인다. 조금 더 활용할 수 있을만한 캐릭터가 많이 보여서 더욱더 안타깝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나름의 재미를 주었으면 하는 바람 정도는 있었는데, 단순히 킬링타임 용으로 밖에 남지는 않았다. 그나마 액션 정도는 살아있어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프로젝트 파워>보다도 안 좋게 봤을 듯하다.




총점 - 5.5
브로맨스 액션과 인간승리 SF 사이 어딘가에서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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