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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Jan 20. 2021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State of Play>

정의를 향한 언론의 사투를 흡입력 있게.

언론의 발언 하나로 여론이 뒤바뀌고 세상이 들썩거리는 시대다. 그만큼 언론의 영향력이 상당히 강해졌다. 그런 점에 있어서 언론이 정의를 위해서 움직이는 것만큼 강력하고 멋있는 행동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영화도 이러한 언론의 활약을 담은 영화들이 상당히 많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더 포스트>부터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스포트라이트>까지. 여기 그런 류의 영화가 하나 더 있다. 러셀 크로우, 벤 애플렉, 레이첼 맥아담스 등 굵직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영화,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다.




영화는 하원 의원 스티븐 콜린스의 보좌관이자 숨겨진 애인인 소냐가 지하철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하자, 그의 오래된 친구이자 워싱턴 글로브의 기자인 칼 매카프리는 방산 예산위원회가 살해 사건에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고, 신참 기자 델라 프라이와 함께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정의를 위한 언론의 사투. 전체적으로 보면 구성과 서사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인다. 다만 영화의 강점은 연출력에 있다.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거대한 사건을 빠르게 보여주면서 흡입력을 높인다. 긴장감도 상당히 잘 유지하는 편이며, 편집이 매끄러워 장면과 장면이 잘 어울린다. 다만 서사 자체는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초중반부는 굉장히 흥미로우며 긴장감도 잘 잡아내지만, 후반부는 막상 까놓고 보니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하며, 쉽게 예상이 가는 부분도 상당수 있다. 영화는 반전을 추구하는데,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었던 서사를 반전을 위해 이야기를 비틀다 보니 반전 자체도 효과적으로 다가오지 못하는 악영향을 끼친다. 굳이 이랬어야 했나라는 의문점도 든다. 작위적으로 보이거나 사족으로 느껴지는 장면도 꽤나 많다.

막강한 권력과 거대한 음모에 당당히 맞서는 불도저와 같은 저널리스트의 모습을 담고 있는 영화인만큼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전달해 주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기자들만큼 멋있는 사람들이 또 있으랴. 영화는 여느 영화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전달력이 떨어지거나 벌려놓은 사건들을 수습하지 못할까 걱정했는데, 나름 훌륭하게 마무리 짓는 편이다. 그와 동시에 정치인, 그리고 정치계에 대한 더러운 부분과 추악한 이면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 점은 꽤나 좋은데, 상술한 반전에 대한 욕심 때문에 조금은 애매하게 다가온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작품이 이만큼의 전달력과 호소력을 뽐내고 있다는 점 자체는 높게 평가할만한 것 같다. 캐릭터의 합에서 나름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영화기도 한데, 캐릭터가 워낙 많이 등장하는데다, 러닝타임은 방대한 이야기를 다루기에는 조금 부족한 127분이다 보니, 캐릭터의 소비가 심해보이기도 한다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러셀 크로우와 레이첼 맥아담스의 합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러셀 크로우는 기존에 우리가 알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게 등장하는데, 정의로운 기자 이미지에는 살짝 안 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연기 하나는 끝내주게 한다. 레이첼 맥아담스는 이미 <스포트라이트>에서 한 번 봤기 때문에 어색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다만 그녀의 캐릭터의 활약이 조금 더 보였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눈에 띄는 활약은 러셀 크로우가 다 한 느낌. 벤 애플렉은 워낙 이런 역할을 자주 맡아서 그런지 몰라도 익숙한 이미지였다. 이 세 주연 배우를 제외하고도 배우 라인업이 상당히 빵빵하다. 이미 각종 영화에서 종종 출연해 인지도가 높은 로빈 라이트가 앤 콜린스 역을 맡아 분했고, <덤 앤 더머>, <마션> 등에 출연해 익숙한 얼굴은 제프 다니엘스, 최근 개봉한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비올라 데이비스, <기묘한 이야기>로 스타덤에 올라 <블랙 위도우>에 출연 예정인 데이빗 하버까지. 배우들을 발견하는 맛도 가진 영화다. 

흡입력과 긴장감을 모두 지닌 연출력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훌륭했지만 아쉬운 서사와 반전을 고집했다는 점이 마이너스로 작용한 작품이다. 다만 기본적으로 좋은 영화인 것은 틀림없으니 저널리즘을 다룬 영화나 서스펜스 영화를 선호한다면 추천할만하다.




총점 - 7
정의를 향한 언론의 사투를 흡입력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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