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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Jan 29. 2021

<북스마트/Booksmart>

학창 시절의 특수하고도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는 하이틴 무비의 저력.

이른바 하이틴 감성이 인기다. 노는 스케일 자체가 다른 미국의 학생들을 공부 속에 갇혀있는 대한민국 학생들이 보고 부러워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필자도 이 하이틴 감성을 좋아하는데, 영화 자체는 클리셰가 필수적인 감이 없지 않아 있어서 뻔하고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배우로 유명한 올리비아 와일드가 메가폰을 잡고, 하이틴 감성을 진하게 잡아내면서도 학창 시절의 즐거움과 그리움을 전해주는 영화, <북스마트> 리뷰다.




영화는 명문대를 위해 학창 시절 내내 공부만 하며 살았지만, 놀았다고 생각했던 친구들 모두 자신과 같은 명문대에 합격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기억에 남을 학창 시절을 기억하기 위해 졸업식 전날 파티에서 놀 계획을 세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북스마트>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재밌는 하이틴 무비다. 그만큼 하이틴 무비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로맨스적 요소와, 파티 등등 오락적인 요소 모두 가지고 있으며 훌륭하게 활용한다. 영화는 이에 그치지 않고 <북스마트>만의 새로움을 더한다. 단순한 하이틴 코미디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매력과 클리셰를 부수는 서사 등을 보여주면서 러닝타임 내내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는 영화다. 사실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바와 하이틴 무비의 장르적 특성상 클리셰가 들어가야만 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 외의 부분에서 상당히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색다른 하이틴 무비의 모습을 선사한다. 이 장르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한 편의 코미디 영화로도 훌륭하게 작용한다. 15세 관람가 치고는 상당히 매운맛이라서 가족들과 같이 볼 영화는 아니지만, 오히려 이게 진정한 10대 답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단순히 코미디에만 전념하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우정과, 그립기도 한 학창 시절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점이 영화의 상당한 강점이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미국 하이틴의 이야기지만 우리의 학창 시절도 기억나게 만드는, 굉장히 특수적이면서 보편적인 매력을 담고 있다. 색다름을 추구한 하이틴 무비의 저력이라고 볼 수 있을 듯싶다. 한 가지 또 놀란 점은 퀴어 요소를 아주 자연스럽게 넣었다는 점이다. 퀴어 요소는 아직도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소재이고, 몇몇 영화들에선 강요하듯이 집어넣는 경향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최근 미국 영화들을 볼 때 퀴어 요소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많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다만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아무래도 연출 경험이 적은 올리비아 와일드가 감독을 맡았기 때문에 조금 아쉬운 연출력이 보이기도 하며, 굉장히 힘 있는 초중반부에 비해 후반부는 조금 식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훌륭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두 주연 배우, 비니 펠드스타인과 케이틀린 디버의 케미가 영화의 가장 큰 특장점이다. 또한 주인공 몰리와 에이미를 비롯해 극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캐릭터성과 매력이 확고해, 어떤 캐릭터가 나와도 극이 지루하지 않은 놀라움을 보여준다. 몰리 역의 비니 펠드스타인의 매력은 정말 확실하다. 조나 힐의 느낌이 확 나서 찾아보니 실제로 조나 힐의 동생이라고 하니, 피는 속일 수 없나 보다. 화끈하면서 독특한, 기존 하이틴에서 볼 수 없었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에이미 역의 케이틀린 디버도 캐릭터를 아주 잘 살려낸다. 상술했듯 영화 속에 퀴어 요소가 자연스럽게 스며든 데에는 케이틀린 디버의 공이 상당히 컸다는 생각이 든다. 각각의 연기를 넘어 이들이 보여준 진짜 케미와 우정은 영화의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스페이스 포스>에서 본 뒤 눈여겨보고 있는 다이애나 실버스도 만날 수 있다. 그녀 맡은 호프는 희미한 듯하지만 존재감이 확실한 캐릭터며, 주인공들에게 전달해 주는 의미도 담고 있는 캐릭터다. 이외에도 리사 쿠드로, 빌리 로드 등을 비롯한 조연진의 연기와 매력 모두 출중하다.

기존 하이틴의 매력은 충분히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추억과 우정을 담아낸, 하이틴 무비의 새로운 장을 편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듯하다. 굉장한 매력과 재미를 갖춘 영화, <북스마트>다.




총점 - 7
학창 시절의 특수하고도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는 하이틴 무비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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