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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Feb 15. 2021

<애니씽 엘스/Anything Else>

참 어렵고 별난 삶이지만,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

우디 앨런이 메가폰을 잡고 제이슨 빅스, 크리스티나 리치와 함께 출연한 2003년작, <애니씽 엘스>. 워낙 비슷비슷한 느낌으로 영화를 만들다 보니 이 작품도 이전 우디 앨런의 작품과 비교해보면 다른 것이 하나 없다. 그래서 조금은 식상하고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그래도 우디 앨런의 특징인 장르의 정석적인 연출법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연출을 보여준다는 점이 드러난다. 4의 벽을 뚫어내는 연출은 참 재밌다.

우디 앨런의 허무적 비관주의, 그리고 불륜,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죽지 않은 입담으로 전해주는데, 솔직히 다 비슷비슷한 이야기라 이제는 어느 정도 예상가는 수준이다. 굳이 1시간 43분이라는 러닝타임을 쏟아야 했는지 의문이 들긴 한다. 그럼에도 알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찬, 참 별난 인생이지만,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라는 주제는 여전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거짓말쟁이들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 믿을 건 나 하나뿐이니. 우디 앨런이 이런 소재를 다루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

앨런은 뉴욕의 길거리를 보여주면서 이야기하는 장면이 많은 것 같다. 앨런의 입담과 뉴욕의 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앨런 특유의 지적인 농담을 즐길 수도 있다. 제이슨 빅스랑 크리스티나 리치 모두 매력적으로 다가오는데, 특히 크리스티나 리치가 인상적이다. 약간 마리옹 꼬띠아르 느낌도 나면서, 아무튼 매력적이었다.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 때도 느낀 거지만 우디 앨런은 단독 주연보다 약간 받쳐주는 느낌으로 연기하는 게 더 어울리는 거 같다.

왓챠 번역 상태에 놀란 작품 중 하나다. 맞춤법부터 오역까지. '호텔에 묶다'라고 쓰질 않나, 'cheat on'을 '속이다'라고 번역하질 않나. 아무튼 한 편의 또 다른 우디 앨런 영화였던 작품, <애니씽 엘스>다.




총점 - 6
참 어렵고 별난 삶이지만,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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