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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Feb 17. 2021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뜨거운 순간은 뒤로하고 돌아갈 때, 그제서야 사랑은 로맨스로 남는다.

제목 진짜 시버얼.. 정말 역대급 제목인 거 같다.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라는 원제를 번역하기 애매하긴 하다만 이건 아니지. 적어도 <바르셀로나>라고 번역했으면 얼마나 깔끔했을까. 이거 카피한 놈 뭐하고 있을지 궁금하네.


각설하고, 인생에 관해서 비관적이고 냉소적으로 다뤄왔던 우디 앨런이 이번에는 조금 가볍게 볼 수 있는 로맨스물로 돌아왔다. 물론 우디 앨런답게 불륜을 포함해 가볍게 보기엔 굉장히 파격적인 상황들이 나열되는데, 그럼에도 꽤나 웃기며, 괜한 생각하지 않고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사랑에 관해서 나름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미완성의 사랑이 로맨스로 남는다는 점을 아주 잘 보여준다. 뜨거웠던 그 순간을 뒤로하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비로소 사랑은 로맨스가 된다.


우디 앨런답게 대사 하나하나가 맛깔나며, 굉장히 인상적인 대사도 많다. 꽤나 진한 로맨스물이기도 한데, 여기에 퀴어 코드까지 들어있어서 조금 놀라기도 했고, 색다르기도 했다. 근데 확실한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풍경 장인 앨런 옹 답게 바르셀로나의 모든 매력과 낭만을 잘 담아낸다. 어디서 찍어도 거기로 여행을 가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훌륭하다. 다만 조금은 산만하고 붕 뜨는 서사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전개 과정은 조금 걸리긴 하더라. 러닝타임이 짧아서 다행.


유명 배우들이 참 많이 나오고, 연기력도 상당하다. 레베카 홀과 스칼렛 요한슨이 맡은 상반된 캐릭터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는데, 스칼렛 요한슨은 우디 앨런 영화에서 맡은 역할이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다. 기존 스칼렛 요한슨 느낌과는 전혀 다른 느낌. 하비에르 바르뎀도 색다른 매력을 보여줬는데, 압권은 역시 페넬로페 크루즈. 정말 명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디 앨런 영화 중에서도 인물 관계가 참 재밌는 작품이다.


유럽, 특히 바르셀로나의 낭만과 흥미로운 인물 관계는 잡아냈지만 다소 평이한 서사와 전개는 조금 아쉽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가볍게 보기 좋은 로맨스 영화,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다.




총점 - 6.5
뜨거운 순간은 뒤로하고 제 길로 돌아갈 때, 그제서야 사랑은 로맨스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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