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불확실성과 고통만이 가득한 인생 속 찰나의 환상일 뿐.
간만에 오프닝 선곡이 탁월한 우디 앨런의 영화, <환상의 그대>. <피노키오> ost로 유명한 'When You Wish Upon a Star'가 흘러나오는데, 원채 좋은 곡일뿐더러, 영화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는 가사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훌륭한 주제곡! 영화는 비슷한 우디 앨런의 영화 느낌이다. 정말 우디 앨런이 재밌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 정말, 화술의 달인이다.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스토리텔링이 우디 앨런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
우디 앨런 영화 중에서도 시니컬함이 엄청나다. 정말 불확실하고 고통으로 가득 찬 인생을 여과 없이 보여주며 모든 것을 의심하게 만든다. 사랑까지도. 사랑도 어차피 흘러가는 인생 중 찰나의 순간뿐이니까. 정말 끝까지 가면서 밑바닥을 보여준다. 참 못됐다. 인생은 아이러니하면서 아름답지만, 그 누구도 방향을 제시해 주지 않는다. 그런 인생에서 약보단 환상이 더 이로울지도 모르는 법이다.
다양한 인물들을 보여주는, 살짝 <러브 액츄얼리>와 비슷한 연출같이 보이기도 하며, 우디 앨런의 색깔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의 소품이며, 설정이며, 취미며.. 불륜 내용도 당연하게 들어있는데, 다른 영화보다 난잡하며 막장으로 치닫는다. 유명 배우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다. 안소니 홉킨스부터 나오미 왓츠, 조쉬 브롤린, 안토니오 반데라스까지. 안소니 홉킨스야 말할 것도 없고, 나오미 왓츠의 미모는 정말 아름답다. 조쉬 브롤린의 마지막 표정이 킬포. 젬마 존스와 로저 애쉬턴-그리피스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1년마다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면서 이런 완성도를 자랑하는 게 놀라울 뿐이다. 우디 앨런이 약간 심술궂게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 영화, <환상의 그대>다.
총점 - 7
사랑은 불확실성과 고통만이 가득한 인생 속 찰나의 환상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