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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Feb 23. 2021

<매직 인 더 문라이트>

이성을 넘어서는 마법같은 사랑, 우리 인생엔 이런 환상이 필요하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염세적인 연출에서 벗어나 아기자기한 매력의 로맨틱코미디로 돌아온 우디 앨런의 영화, <매직 인 더 문라이트>. 사실 하도 많이 봐와서 이제는 어떤 이야기로 흘러갈지, 또 어떤 캐릭터가 나오고 어떤 불륜을 할지 안 봐도 예측이 가는 수준인데, 크게 다르지 않게 전개된다. 우디 앨런답게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내는 능력은 아주 뛰어난데, 1920년대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점이 더욱 좋은 것 같다. 영상미는 정말 최고 수준. 극에 나온 대사처럼 늦여름 해질녘 8시 20분쯤의 빛을 담아내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영화는 이성을 넘어선 무언가, 마법같은 사랑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랑이 찰나의 순간이고 거짓이며 환상일지라도 우리의 인생에는 이러한 환상이 필요하다는 주장. 거친 인생을 헤쳐나갈 때 사랑과 같은 환상이 필요할 테니까. 다만 이러한 주장이 두루뭉술하게만 존재하며, 설득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어느 때와 같이 비슷비슷한 연출로 술술 봐진다는 점은 좋지만, 공감되지 못한다는 점은 참 아쉽게 다가온다. 개연성도 부족할뿐더러, 서사 자체도 기존 우디 앨런의 영화와도 조금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미드나잇 인 파리>와 <블루 재스민> 이후 점점 평범해지는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콜린 퍼스와 엠마 스톤 모두 뛰어난 매력과 연기력을 보여준다. 우디 앨런 영화에선 배우들이 기존에 보여줬던 이미지와는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점이 참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캐릭터 자체도 우디 앨런답게 참 귀엽고 매력적으로 만들어내긴 했다. 다만 콜린 퍼스의 캐릭터와 엠마 스톤의 캐릭터의 케미가 참 아쉽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게 배우 간의 어색함이 존재하는 건지, 아니면 캐릭터 설정에 문제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배우들의 매력을 전부 살려내지는 못한 느낌이다. 조연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편은 아니지만 에일린 앗킨스, 사이먼 맥버니, 마샤 게이 하든, 해미쉬 링클레이터 등의 모습이 눈에 띄긴 한다.

나름의 낭만은 챙겨줘서 괜찮게 봤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우디 앨런의 영화 중 평균 이하인 것 같은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콜린 퍼스와 엠마 스톤의 매력적인 연기와 앨런 특유의 낭만적인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영화, <매직 인 더 문라이트>다.




총점 - 6
이성을 넘어서는 마법같은 사랑, 우리 인생엔 이런 환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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