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버린 달콤한 꿈에 사무치는, 애틋하지만 아름다웠던 그 순간.
<이레셔널 맨> 리뷰에서 조금 힘이 떨어진다고 했는데, 웬걸, <카페 소사이어티>는 취향에 맞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좋게 본 영화였다. 일단 낭만이나 불륜 같은 가장 기본적인 우디 앨런 영화 토대에, 내가 좋아하는 우디 앨런의 특징들이 들어가 있어서 개인적으로 꽤나 재밌게 본 영화다. 일단 뛰어난 영상미로 1930년대 할리우드와 뉴욕의 모습을 담아내는데, 유럽에서 벗어나 미국의 아름다움을 담아냈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많지는 않지만 그 시절 할리우드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도 엿볼 수 있으며, 주디 갈란드 같은 그 당시 유명 인사들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준다.
우디 앨런은 완성되지 않은 사랑을 그릴 때 그 매력이 폭발하는 것 같다. 꿈은 참 달콤하지만 결국 꿈일 뿐이니까. 하지만 우리가 살다 보면 그런 꿈에 사무치는 순간이 올 때가 있다. 이 메시지를 완벽하게 전달하는 엔딩은 영화의 가장 큰 장점. 개인적으로 정말 슬프지만 좋아하는 엔딩이라서 맘에 들었다. 한 번뿐인 인생에서 경험하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이렇게 맛깔나게 풀어내는 감독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하다. 많은 앨런 식 대사와 30년대 고전 영화를 생각하게 만드는 독백은 나름의 매력이지만 <이레셔널 맨>과 같이 너무 남용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제시 아이젠버그와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놀랐다. 너드미가 강렬한 제시 아이젠버그와 뭐랄까.. (영화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좀 그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 제시 아이젠버그와 워낙 너드미로 매력을 뽐내는 편이고,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미모는 정말 폭발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미모가 제일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스티브 카렐도 나오는데, 이미 여러 영화에서 증명되었듯이 정극 연기도 뛰어나게 하는 편이다. 주인공들을 방해하지도, 또 그렇다고 겉돌지도 않는 캐릭터.
영화의 색감과 엔딩만으로 안 좋아할 수는 없는 작품이 되어버렸다. 앨런 할배.. 이런 영화 많이 찍어주세요.. (재개봉하던데 극장에서 봐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총점 - 7.5
지나가버린 달콤한 꿈에 사무치는, 애틋하지만 아름다웠던 그 기억, 그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