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멈추지 않는다, 마치 대관람차처럼.
아름다운 배경과 그렇지 못한 인생의 모습을 보여주는 우디 앨런의 영화, <원더 휠>. 항상 그래왔듯이 자기복제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아름다운 색감은 전작 <카페 소사이어티>와 비슷하며, 내용적인 측면에선 <블루 재스민>과 궤를 같이하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두 작품보다 훨씬 미치지 못한 완성도로 아쉽게 본 영화다. 일단 50년대 분위기에 아름다운 코니 아일랜드의 미장센은 너무나 좋았고, 특유의 붉은 조명은 정말 몽환적이며 환상적일 정도다. 보는 내내 배경과 빛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넋을 놓을 정도. 조명 하나는 참 맛깔나게 쓰는 감독인 듯싶다.
다만 조금 독특한 연출을 보여주는데, 이걸로 정말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조금 손만 댔다가 빼는 수준이며,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전개 방식도 꽤나 산만해서 <블루 재스민>과 비슷한 엔딩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느낌이 전혀 살지 않았다. 대사와 독백 의존도 역시나 높았다. 그럼에도 한 치 앞도 모르는 불장난의 연속이면서, 맹목적으로 사랑만 쫓으면 결국엔 파국으로 치닫는다는 앨런 특유의 냉소적 메시지는 놓치지 않는다. 사랑은 결국 스쳐 지나가는 감정일 뿐이며 쉽게 휘발되니까. 그런 인생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을 통해 강력한 불안을 경험하게 해준다. 보고 나면 진이 빠지고 머리가 아파온다.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는 정말 독보적이다. 워낙 좋아하는 배우기도 해서 관심 있게 보기도 했지만 정말 엄청난 연기로 극을 이끌어가는 그 힘이 엄청나다. 마치 <블루 재스민>의 케이트 블란쳇 같은 느낌이다. 주노 템플과 저스틴 팀버레이크도 잘 어울린다. 배우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이제 잘 어울리는 거 같다. 제임스 벨루시도 의외의 연기를 보여줘서 참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취향에 맞지 않았고, 좀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많아 좋게 본 작품은 아니었다. 그래서 나름 기본은 하는 편이며, 그냥 또 한 편의 우디 앨런 작품이라고 보는 게 편할 듯싶다.
총점 - 5.5
반복되는 불장난과 끝없는 불안 속에 갇혀있음에도 인생은 멈추지 않는다, 마치 대관람차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