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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Mar 06. 2021

<상티넬/Sentinelle>

이렇게 심심한 복수극을 만들어내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

음, 이 영화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 함정이 많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고, 많은 예산을 쏟아붓지도 않은 영화임에도 기어코 밟고 말았습니다. <상티넬>은 기존 넷플릭스의 단점만 모조리 쓸어 담은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일단 서사 자체가 너무나도 엉성해서 보는 내내 머릿속엔 물음표만 가득했거든요. 영화는 기본적으로 복수극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복수극이 기본적으로 전해줘야 할 감정들을 단 하나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너무 쉽게 진행되는 바람에 뭔가 집중할 새도 없습니다. 거기에 군인의 PTSD, 동생의 피해 등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집어넣고 있는데 가당치도 않구요.

개연성이 없다시피 해서 보면서 헛웃음이 나는 한두 개가 아니었습니다. 정말 쓸모없고, 얼탱이 없는 장면들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정말 즉석에서 이야기 만들고 촬영했다고 생각될 정도로 뜬금없는 장면이 수두룩합니다. 거기에 대사도 하나 없는데,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의도를 당최 모르겠네요. 기본적인 설명조차 없으니 이건 극을 이해시키려는 의도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전개도 너무 뻔하구요. 일단 러닝타임이 1시간 20분으로 매우 짧다 보니 단순한 이야기라도 확실한 임팩트만 보여주면 어느 정도 성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상티넬>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정말 인지도가 낮은데, <상티넬>을 관람한 이유는 올가 쿠릴렌코라는 배우 하나 때문이었어요. <007 퀀텀 오브 솔러스>의 본드걸로 분한 올가 쿠릴렌코가 액션 영화를 만났으니 뭔가 보여주겠지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요. 올가 쿠릴렌코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영화가 너무나 심각한 수준이라서 그 이상을 기대하기엔 힘들더군요. 마릴린 리마가 은근 눈에 띄던데 그것도 잠깐이었습니다. 애초에 등장인물 자체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데, 이것마저 잘 헤쳐나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빌런은 또 어떻구요. 저는 영화가 끝날 때쯤 돼서야 메인 빌런이 이 사람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참 총체적 난국입니다.

글쎄요.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계속 이런 방식으로 나온다면 앞으로 공개될 대작들에게도 그렇게 큰 기대를 걸기엔 힘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대충 만든 영화가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네요. 기본적인 완성도를 좀 더 신경 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렇게 심심한 복수극을 만들어내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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