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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Mar 19. 2021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

최종장으로 향하는 훌륭한 연결고리임과 동시에 장엄한 하나의 판타지 대작.

총 3개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트릴로지의 중간을 차지하고 있는 2편은 상대적으로 약해 보인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이나 <다크 나이트>라는 엄청난 반례가 존재하긴 하지만 오프닝과 엔딩 사이의 연결점 역할이 중시되는 2편은 아무래도 재미없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겠죠. 아무래도 중간 지점보다는 시작과 끝의 임팩트가 더 커야 하는 건 당연하니까요.

다만 판타지의 전설로 보이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 중 중간 지점에 있는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은 위에 언급한 훌륭한 반례에 들어가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 정도까지 보여줘도 되나 싶을 정도의 웅장한 시퀀스를 끝도 없이 보여주거든요. 3편에서 보여줄게 남아있나 궁금하게 만드는데, <반지의 제왕> 시리즈라서 그런지 더 기대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특히 그 유명한 헬름 협곡의 전투신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는데요. 20년 전에 대체 어떻게 이런 스케일을 뽑아낼 수 있었던 건지 궁금하네요. 확실히 피터 잭슨은 웅장함이 뭔지 아는 감독인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소름이 돋는 장면들이 너무 많았는데요.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행복한 적이 얼마 만인지요. 2편부터 대규모 전투신이 나온다길래 대체 어떨지 궁금했는데, 이렇게 만족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네요.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을 잘 풀어내기도 하구요.

그리고 2편인 만큼 최종장까지의 연결고리 역할도 훌륭하게 해줍니다. 1편이 쏘아 올린 여정을 잘 이끌어가기도 하구요, 또 결말을 향한 빌드업도 차근차근 잘 해나가는 편입니다. 어떤 하나의 스토리를 마무리 짓기 위해서 극을 풀어나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이걸 잘 해냈다는 게 너무 놀랍네요. 그것도 단순한 이야기도 하는 방대한 대장정의 중간 부분을 이렇게 매끄럽게 연결하는 게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들기도 하구요. 2시간짜리도 그걸 못해서 쩔쩔 매는 영화들이 한두 개가 아닌데 말이지요. 1편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옵니다. 촘촘한 세계관을 유지하는 건 물론 확장하기까지 하고, 반지가 가진 메시지를 판타지라는 장르에 잘 녹여내기도 합니다. 3시간 내내 진중한 분위기를 유지하지만 나름의 유머도 첨가해 지루하지 않게 환기시켜주기도 하는데, 좋은 선택 같아 보였습니다.

인물들의 매력이 가면 갈수록 쌓이는 것 같아 맘에 드네요.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여러 인물들이 만나고 헤어지면서 얽히고설키는 인물 관계가 정말 매력적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멀어지는 듯하면서 돈독해지는 프로도와 샘은 물론, 정말 끝까지 멋있는 아라곤, 엄청난 위엄을 보여준 간달프, 든든한 레골라스와 활력소 김리 등, 정말 입체적인 캐릭터를 보여준 점이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라곤이 너무 멋있더군요.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에서는 프로도보다 많은 모습을 비춘 거 같은데, 아라곤이라는 캐릭터를 잘 정립한 거 같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유명한 골룸도 나오는데요, 골룸이 주인공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해서 놀랐습니다. 그의 서사는 계속 이어질 텐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지네요. 간달프는 진짜 너무 멋있어서 소름이 쫙 돋을 정도였는데, 이안 맥켈런보다 잘 소화할 수 있는 배우는 존재하지 않을 거 같아요.

진짜 너무 재밌습니다. 이걸 왜 이제야 봤나 싶은 생각도 들면서 동시에 이걸 극장에서 처음 본 게 너무 다행이다 싶은 생각도 드네요. 3편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도 기대됩니다.




★★★★☆
:최종장으로 향하는 훌륭한 연결고리임과 동시에 장엄하고 웅장한 하나의 판타지 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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