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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Mar 24. 2021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

과시할만한 스펙터클함과 기술력을 산만한 서사가 가려버린다.

스필버그는 한 가지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작을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기본적인 드라마부터 시작해서, 스릴러, SF, 그리고 판타지까지. 정말 많은 장르에서 수작 이상을 뽑아내는 그의 능력은 존경스러울 정도죠.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은 그가 모션 캡처를 활용한 3D 애니메이션도 잘 다룬다는 걸 보여주고자 합니다. 다만, 스필버그의 이름을 생각하면 조금은 아쉽게 다가오는 영화였네요.

우선 10년 전 영화라는 걸 생각하면 정말 놀라운 수준의 CG가 영화의 훌륭한 장점입니다. 처음에는 이게 3D 애니메이션인지 몰랐는데, 사람 캐릭터가 등장하고 나서야 애니메이션인지 알게 되었네요. 느낌 자체도 너무 마음에 드는데, 사람 모델링이 살짝 불쾌한 골짜기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현실적인 느낌이 강해서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이는 영화의 또 다른 장점인 추격신에서 한껏 빛을 발하는데요. 애니메이션답지 않게 스펙터클한 추격신과 전투신이 현실적인 그래픽을 통해 정말 흥미진진하게 다가오거든요. 거기에 만화라서 가능한 스케일도 더해져 더욱 재미있어지구요. 애니메이션임에도 총이나 칼 등의 무기를 사용해 시원시원한 액션을 선보이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추격신도 정말 훌륭했는데, 어드벤처 장르물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다만 스토리 자체는 너무 아쉬웠습니다. 우선 전개 자체가 굉장히 난잡하고 산만해서 도저히 영화에 집중할 수가 없을 정도였는데요. 스필버그가 노련하게 끌고 가기는 하지만, 중간중간 느껴지는 허술함과 루즈함까지 잡아내지는 못하더군요. 너무 뜬금없이, 그리고 굉장히 설명하는 식의 전개가 아쉽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완급조절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러닝타임 내내 체감 시간이 전부 다르게 느껴져서, 어떨 때는 빨리 지나가고, 또 어떨 때는 천천히 지나가는 경험을 했습니다. 비교적으로 추격 시퀀스는 시간이 빨리 지나갔지만, 단순한 이야기를 풀어낼 때는 참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네요. 캐릭터도 아쉬웠습니다.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달리기만 하는 스토리를 따라가기에만 급급해 각 인물의 세밀한 묘사를 하지 못한 점이 패인인 것 같네요. 틴틴의 강아지인 스노위만 매력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기술적인 측면을 너무나 잘 활용하며, 아쉬운 스토리를 나름 잘 이끌어가는 스필버그의 노련미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더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네요. 속편을 예고하며 끝나는데, 제작 여부는 모르겠지만 만약 개봉한다면 이러한 단점들을 조금 보완해서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과시할만한 스펙터클함과 기술력을 산만한 서사가 가려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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