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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Mar 27. 2021

<그 여름의 일주일/A Week Away>

짧고 뜨거웠던 그 여름을 순간적인 감정으로만 담아낸다.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그 여름의 일주일>은 나름의 기대를 걸었던 작품입니다. 점차 뮤지컬 영화가 보기 힘들어졌을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그나마 볼 수 있었던 뮤지컬 영화들을 만나기 힘들어졌으니까요. 그런 와중에 넷플릭스에서 종종 뮤지컬 영화를 제작해 주니, 비록 집에서 관람해야 하지만 경쾌한 음악이 곁들여진 신작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게 되었네요.


아무튼 기대를 품었지만 자세한 조사까지 하지는 않았던 터라 영화를 틀자마자 조금은 당황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포스터만 봤을 때는 우연히 만난 남녀의 풋풋하고도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를 풀어낼 것처럼 보이는데, 갑자기 여름 캠프를 떠나더라구요. 이때 아차 싶었습니다. 영화의 관람 등급을 보면 알겠지만 <그 여름의 일주일>은 가족들이 모두 볼 수 있게 만들어진 가족 뮤지컬 영화입니다. 그래서 전체 관람가 등급이 가지고 있는 몇몇 한계점들을 자연스레 내포하고 있기도 하구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유치하게도 느껴지는 스토리는 물론, 아이들이 신경 쓰지 않을 캐릭터의 묘사부터 배경 설명, 그리고 급한 전개 등이 보인다는 점은 어쩔 수 없이 아쉽게 다가왔네요. 의미없는 행동들의 나열들도 상당히 거슬리기도 하구요. 하이틴 분위기의 로맨스인 줄 알았는데, 이것도 저것도 아닌 구성 또한 상당히 애매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디테일에 신경 쓰지 않고, 가족 영화라는 큰 틀 안에 일단은 두루뭉술하게 맞춰둔 느낌이 강한 영화였습니다.


노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일단 노래의 멜로디 자체는 좋았습니다. 딱히 꽂히거나 중독성 있는 넘버는 없지만, 어느 정도 신나게 들을 수 있을 정도의 노래였네요. 다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는 확 다가오는 무언가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참 아쉽게 다가옵니다. <더 프롬>도 그랬지만 보통 뮤지컬 영화하면 플레이 리스트에 넣어 두고두고 듣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한 방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개인적으로 노래 가사도 뭔가 깊은 의미를 담고 있지 않고 그 순간의 즐거움을 표현하는 것에 그친다는 점도 조금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뭐 이것 또한 가족 영화라는 틀에 맞춰 쉽게 쓴 탓도 있겠지만, 뭔가 뮤지컬 영화임에도 노래는 사이드 메뉴에 불과한 느낌이랄까요. 중요한 연결고리에 노래들을 집어넣어 그 효과를 상승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단 무조건 신날 때 넣고 보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노래가 여운이 남지도 않고 휘발성이 강하네요.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점은 대놓고 기독교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는 점입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더 프롬>에서 줄기차게 까댔던 게 기독교였던 것 같은데, 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에서 기독교를 찬양하는 내용이 나오니 참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종교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것은 뭐 제작자 마음이지만, 개인적으로 조금은 아쉽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일단 정통 기독교적인 착하디착한 내용은 조금 낡아 보이기도 하거든요. 또한 영화의 메인 스토리에 너무 뜬금없이 끼어있는 느낌이 강하기도 하구요. 한계가 있었겠지만 어차피 다룰 소재면 조금 다듬어서 다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구요.


나름의 장점도 보였는데, 디테일을 완전히 포기해버린 느낌이 강해서 안타까웠네요. 나름 캐릭터 간의 케미도 좋아서 짧지만 즐거웠던 어느 여름날의 기억을 상기시켜주기도 하지만 너무 순간적인 흥분으로만 다루고 있어서 허전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유치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상당하구요. 여러모로 아쉽게 다가온 영화였습니다.




★★☆
:짧고 뜨거웠던 그 여름을 순간적인 감정으로만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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