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팬서 Jul 06. 2020

<컨트롤 Z/Control Z>

미친 중독성의 멕시코 드라마.

넷플릭스 드라마를 꽤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최근에 미드보다는 유럽권 드라마 혹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나라들의 드라마가 많이 보이는 편이다. <종이의 집>과 <엘리트들>로 급부상한 스페인 드라마부터, 얼마 전 리뷰한 <어둠 속으로>는 벨기에 드라마, 그리고 이 <컨트롤 Z>는 멕시코 드라마다. 생각보다 참신한 주제와 매력적인 배우들, 미드와 견주어도 어색하지 않은 연출을 바탕이 바로 비영어권 드라마의 인기 비결인데, 오늘 리뷰할 <컨트롤 Z>도 참신한 주제와 매력적인 배우들로 중무장한 드라마다.



드라마는 멕시코의 학교에서 해커가 몇몇 학생들의 비밀을 폭로하며 아수라장이 되고, 그 상황 속에서 해커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소피아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개인적으로 이런 넷플릭스 드라마들을 볼 때 매우 뛰어난 작품성을 기대하기보다는 얼마나 중독성이 있는지 보는데, 이 드라마는 중독성 하나만큼은 충분하다. 우선 충격적인 비밀이 밝혀지면서 나타나는 학생들 간에 갈등을 잘 그려냈다는 점은 좋다. 절친한 친구 사이였지만 그 속에서 경계심과 경쟁심을 가지고 있었던 학생들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지는 부분을 잘 그려냈고, 시시각각 변하는 갈등 구조를 보는 맛도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인간의 이중성이라는 사회 전체적인 문제점을 잘 집어낸 점도 장점이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니 하이틴 로맨스와 학교 폭력 등의 청소년 문제를 다루고, 그리고 추리물의 성격도 띠고 있어 흥미로운 장면들이 상당히 많다. 삼각관계의 마침표는 누구일까 하는 기대와, 과연 해커는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을 잘 이끌어낸다. 위의 주제를 바탕으로 LGBT나 해킹 등의 사회적인 메시지를 잘 전달해 많은 것을 한 드라마에서 경험할 수 있다. 다만 너무 많은 문제를 다루지만 에피소드 하나의 시간과 전체 화 수가 적기 때문에 그리 깊게 다뤄지는 부분은 많지 않다는 점은 아쉽다. 부가적인 부분은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주가 되는 부분도 기대만큼 충족시키지는 못하는 참사가 일어났다는 점은 단점이다.

또 하나의 아쉬운 점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설정이라는 것이다. 온갖 문제아들을 모아놓은 듯한 학교에서 셜록급의 추리력을 가진 아이가 있거나 하는 부분은 몰입도나 긴장감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또한 인물관계가 너무 쉽게 쉽게 변한다는 점은 아쉽다. 심지어 흔히 말하는 '막장 드라마'급의 인물관계와 전개가 펼쳐지는데, 특히 아쉬웠던 점은 교장 킨타니야와 교사와의 관계가 갑자기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나중에 제대로 마무리하지도 않은 사건이어서 쓸데없는 장면이 들어갔다고 생각된다. 

여느 드라마처럼 모든 잘못을 깨닫고 두루두루 잘 살았다는 식의 결말은 절대로 아니다. 생각보다 비극적인 배드 엔딩으로 끝난다는 점은 아주 좋다. 다만 마무리를 하는 부분 자체는 너무 아쉽다. 범인을 밝히는 장면과 결말까지 휘리릭 지나가버려서 관객들의 궁금증을 쉽게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또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 자체는 흥미롭지만, 최종 범인의 동기는 그리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무언가 복선이 존재하거나 떡밥을 회수한다는 느낌보다는 그저 끼워 맞춘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많은 것을 다룬 것치고는 궁금증을 꽤나 해결해 주는 편이긴 하다. 다만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이나 버려져버린 캐릭터, 그리고 그 관계가 남아있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시즌 2를 기획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궁금증이 애매하게 남아버려 하나의 시즌으로 가지고 가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것저것 첨가하다 보면 산으로 가는, 즉 소포모어 징크스를 피해 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

아쉬운 점과 허술한 점은 존재하지만, 미드의 꿀리지 않는 세련됨과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상당히 흡입력 있고 중독성 있는 전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좋다. 보고 나면 조금 아쉬울지 몰라도 절대 끊을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멕시코 드라마, <컨트롤 Z>다.




총점 - 7
넓지만 얕은 매력.
매거진의 이전글 <인간수업/Extracurricular>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