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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Apr 03. 2021

<피넛 버터 팔콘>

서로 부족한 곳을 채워주는 진정한 가족의 그 따뜻한 화합.

언택트 시사회를 종종 만날 때마다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참 강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합니다. 그 방식도 다양해졌던데, 네이버 영화 live에서 일정 금액을 후원하면 당일 정해진 시간 동안 영화를 볼 수 있는 방식이 있더라구요. 개인적으로 기대를 좀 했던 <피넛 버터 팔콘>을 그런 식으로 관람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피넛 버터 팔콘>은 익숙한 맛이지만 힐링 당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예고편이나 포스터에서 보이다시피, 일종의 로드 무비면서 성장 영화로 극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여정을 떠나기 위한 과정에 있어서 조금은 갑작스러워 개연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너무나 따뜻한 이야기로 이를 잘 무마하는 편이었네요. 일단 분위기 자체가 너무 좋아서,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힐링 되게 만드는, 힐링 영화의 본분은 다하는 영화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로드 무비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성장 영화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아픔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이 서로 만나 소통하고, 이를 통해 화합, 극복하며 한 층 성장하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거든요. 이 과정에서 조금은 익숙한 캐릭터와 설정에서 전해지는 비슷한 감정과 이야기가 기시감이 느껴질 법도 하지만, 영화 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따스함이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영화입니다. 여기에 소소한 재미까지 더해지니 아무런 부담 없이 이들의 화합을 지켜볼 수 있는 것이 참 좋았네요. 살짝 마크 트웨인의 어드벤처 느낌도 나는 것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었달까요.

영화가 이토록 따스해질 수 있었던 것은 영화가 다루고 있는 소재를 깊게 파헤치거나 어둡게 묘사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주된 위협과 골칫거리도 있지만 주인공 일행이 이로 인해 그렇게 큰 곤경에 빠지지도 않구요. 비록 이러한 방법으로 플래시백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등 투박한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다소 평탄한 스토리에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영화가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운 증후군을 다루고 있는데, 이것은 그저 다를 뿐이지요. 다름은 서로 인정해 주고 보듬어주어야 할 것이지 절대 통제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 <피넛 버터 팔콘>이 우리에게 선사해 주고 싶은 모든 것이에요.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시기에 서로를 인정해 주는, 우연한 만남이었지만 진정한 가족이 되는, 이들의 따뜻한 화합을 통해 세상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잭 갓새건이 이 영화를 통해 데뷔했는데요,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의 연기를 통해 다운증후군은 아프거나 덜떨어진 게 아니라 정말 다른 것뿐이라는 게 잘 다가왔거든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연기도 참 잘 소화해내는 것이 참 인상적이 데뷔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잭 갓새건을 샤이아 라보프와 다코타 존슨이 잘 서포트해 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샤이아 라보프가 맡은 타일러라는 캐릭터 참 정이 갔는데, 그의 과거를 플래시백으로 퉁쳐버리고 스쳐 지나갔다는 게 참 아쉽게 느껴지네요. 그의 서사와 극복도 조금 더 묘사해 줬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구요. 할리우드의 악동이던 그도 이 영화를 찍고 많이 변하기도 했다는데, 그만큼 선한 영향력을 주는 캐릭터와 영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코타 존슨도 참 매력적으로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만 갇힐 배우는 아니라고 생각이 드는데, 이 영화부터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까지 점점 커리어를 확장해 나가는 게 보여서 마음에 드네요.

개인적으로 컨트리 풍이 잘 어울리는 영화를 참 좋아하는데, 이 영화가 딱 그렇습니다. 잔잔한 자연의 모습과 여정을 떠나는 로드 무비. 이러한 영화가 컨트리 풍이 정말 잘 맞는 영화라는 생각이 드네요. 촬영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연의 모습과 인물들의 모습을 잘 담아내는 카메라가 남달라 보였네요. 다만 아쉬움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워낙 착한 영화니까 그 이상을 보여주기는 힘들지요. 그래도 부담 없이 힐링하기 위해서 보기에는 정말 추천드리는 영화입니다.




★★★
:서로 부족한 곳을 채워주는 진정한 가족의 그 따뜻한 화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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