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팬서 Apr 29. 2021

<비와 당신의 이야기/Waiting For Rain>

사랑을 빛내는 별과 청춘을 보듬는 비.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아날로그 감성을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다만 특이하게도 9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과도기, 그러니까 2000년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나고 있는데요. 그때의 청춘을 보낸, 20, 30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는 얼핏 보면 아날로그 형식을 빌린 단순 로맨스 영화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 로맨스 영화의 틀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의외로 분위기가 여느 작품들과는 달랐는데요. 여러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 편이지만 저는 청춘들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비와 같은 위로를 건네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지금 20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텐데, 참 시의적절한 주제처럼 보이기도 하구요. 사실 요즘 가장 이슈인 게 청년들의 고통인데, 이런 보편적인 아픔을 다룬다는 점이 나름 색다르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담담한 위로를 전해주는 영화기도 했구요. 개인적으로 별과 비의 비유가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낭만과 감성 하나는 잘 챙겼구나 싶기도 했달까요. 별과 비, 그리고 기다림이 주는 감성만큼 강한 것도 없으니까요.

로맨스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직접적인 멜로보다는 기다림에 포커스를 두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운명적 사랑을 만나 결국 결실을 맺는 것보다 현실적인, 조금은 기다리고 엇갈리기도 하는 멜로를 선호하는 편이라 이 부분도 나름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취향에 맞는 요소들이 있었지만,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띄었는데요. 우선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내려 하다 보니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어떨 땐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또 저런 이야기를 하니, 어느 한 가지에 집중하기도 어렵고, 명확하게 다가오지도 못했습니다. 또 이런 이야기들을 너무 장황하게 이야기하는 것 같았는데요. 굳이 2시간을 써야 할 이야기처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결말은 나름 괜찮았지만, 사족이 붙어 보이기도 했구요.

강하늘과 천우희 배우는 영화 최대의 강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천우희 배우가 멜로 영화를 찍는다길래 참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의외로 잘 어울렸고 강하늘 배우와의 조합(직접적인 만남은 없었지만)도 나름 괜찮았네요. 큰 눈이 참 매력적인 배우라는 생각이 드는데, 동년배 배우들 중에 가장 뛰어난 연기력과 미모를 가진 배우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강하늘 배우도 참 연기 잘하더군요. 특유의 어리바리함과 멋짐을 표정에 담아내는 능력이 일품입니다. 분위기 자체도 영화 배경에 참 잘 어울리는 배우이기도 하구요. 특별출연으로 나온 강소라 배우가 너무 인상적이라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는데요. 강하늘과 천우희 배우도 참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강소라 배우가 너무 좋았네요. 조연으로 출연한 이설, 강영석 배우도 괜찮았고, 마찬가지로 특별출연한 김성균 배우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00년대 배경이라서 그 시기의 노래(많이 아는 편은 아니지만)도 꽤 흘러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이 않아서 아쉬웠네요. 그래도 사운드트랙은 좋은 편이었습니다. 정통 멜로는 아니고 조금 색다른 변주를 보여주는 작품이었지만 완성도가 그리 높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네요. 그래도 설레는 기다림을 맛보고 싶다면 가볍게 시도하기엔 나쁘지 않아 보이는 영화입니다.




★★☆
:사랑을 빛내는 별과 청춘을 보듬는 비.
매거진의 이전글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