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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Apr 30. 2021

<허드 앤 씬/Things Heard & Seen>

고루하고 기시감이 느껴지는 장면들의 연속.

공포 영화를 상당히 못 보는지라 재생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 수백 번을 고민했던 영화가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허드 앤 씬>이었습니다. 호러 장르를 못 보는 것뿐 아니라 그렇게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원래 같으면 보지 않았을 텐데, 이 영화는 왠지 관심이 가더군요. 아무래도 배우들의 힘이 컸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일반적인 공포 영화를 보지 않아서 전체적인 클리셰 자체도 몰랐기에 그냥 흐르는 대로 봤습니다. 처음부터 영화에만 집중하기엔 제 담력이 버텨주지 못해서 이런저런 딴짓들을 하면서 관람을 했는데요. 일단 전체적으로 엄청나게 무서운 부분은 없었습니다(괜히 쫄았네). 물론 중간중간 공포스러운 분위기는 느껴졌지만 그렇게 엄청난 공포감을 심어줄 만한 장면은 없었네요. 호러 영화 마니아분들이 보시기에는 조금 심심할 것 같았달까요. 저는 원채 호러 영화 보는 것을 힘들어해서 이 영화도 긴장하면서 보긴 했지만 여느 영화보다 덜 무섭고 좀 편하게 봤습니다. 후반 가서는 그냥 집중해서 봤네요.

개인적으로 호러 영화를 많이 본 편은 아니어서 기본적인 호러 영화의 틀을 잘 모르는 편입니다. 제가 본 것들은 작품성으로도 인정받는, <곡성>이나 <샤이닝>같은 작품들을 관람해서 그렇기도 한데요. <허드 앤 씬>은 왠지 굉장히 익숙한 느낌으로 가득합니다. 분명 처음 보는 이야기이고, 호러 영화의 기본적인 플롯을 모르지만 어딘가 많이 봐왔고 들어왔던 이야기였네요. 굉장히 기시감이 느껴졌는데, 다른 분들의 평을 보니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갖다 붙였다며 혹평하시더군요. 제가 괜한 느낌을 받은 게 아니었습니다. 영화는 초자연적인 존재의 영향과 인간관계의 문제를 섞어보려고 하는데, 저는 조금 무리였다고 생각이 드네요.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이 영화를 보기로 결심한 이유도 반가운 배우들의 출연이었는데요. 얼마 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로 유명한 나탈리아 다이어가 출연해서 눈길이 갔었거든요. 일단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줍니다. 제임스 노튼도 좋았구요. 나탈리아 다이어는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배우인데, 매력적으로 등장하지만 분량이 많지는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명배우 중 한 명인 F. 머레이 에이브라함도 짧게 출연하고 있구요. 다만 캐릭터 자체가 너무 고루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너무 익숙한 듯한 캐릭터성이 돋보이는 바람에 특별함을 느끼기에는 부족했네요.

호러 영화를 즐겨 보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볼만하지만 만족하시기에는 조금 역부족인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쉽게 보았네요.




★★☆
:고루하고 기시감이 느껴지는 장면들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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