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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Jun 05. 2021

<새콤달콤/Sweet & Sour>

애초에 틀을 잘못 정한 채 무리하게 끼워 맞추면 괜찮다는 듯이.

코로나19로 극장 개봉을 피하고 넷플릭스로 피신한 영화들의 최후는 대부분 실패로 끝이 났습니다. 국내 영화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올해 초 개봉한 <차인표>는 정말 최악의 완성도라고 봐도 될 정도였지요. 그렇기에 <새콤달콤>도 기대를 많이 걸지는 않았고, 공개되고 난 뒤의 평이 그닥 좋지도 않아서 기대를 더욱 내려놓았는데요. 그런데 꽤나 재미있게 봐서 놀라기도 했달까요. 엄청 만족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재미는 챙겨주는 것이, 역시 영화는 기대치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개인적으로 첫인상은 그닥 좋지 않았습니다. 새로울 것이라고는 없었으며 다짜고짜 판타지적인 사랑을 보여주었거든요. 거기에다 웹드라마에서나 어울릴 편집과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요즘엔 카톡 텍스트를 띄우는 것이 유행인가요? 전 딱히..) 썩 맘에 들지는 않았거든요. 이런 감성이 전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요. 다만 이러한 판타지에 가까운 설정과 전개에도 불구하고 각 배우들의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어느 정도 달달함을 끌어올리는 것에는 성공합니다. 개인적으로 채수빈 배우는 처음 만났는데 참 매력적이더군요. 솔직히 말해서 초반부는 나름 만족한 편이었어요. 이 정도로만 끌고 간다면 평에 비해선 꽤나 괜찮은 작품이 나오겠구나 싶었구요. 스토리는 특별한 점은 없었지만 잘할 수 있는 부분들을 아주 잘 해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초반에 달달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이젠 새콤한 모습을 보여주겠구나 싶었는데, 아마 여기서부터 틀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결국 이런 류의 로맨스는 어디선가부터 틀어지며 크게 폭발하는 지점이 있기 마련인데, <새콤달콤>은 그 원인을 모종의 사건의 유발보단 캐릭터가 밉상으로 변해가는 과정으로 끌고 가며 갈등을 유발하고 있거든요. 그동안 참 잘 쌓아온 캐릭터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선택을 가져가며 극은 굉장히 이상한 곳으로 빠져들게 되고, 마지막에 가서는 보는 사람에 따라선 무리수로 느껴질 수 있는 결말을 내놓고 마는데요. 극이 종반부로 향해갈수록 존재 의미를 알 수 없는 캐릭터들의 출연과 더불어 똑같은 행동의 반복들로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한달까요. 결코 짧은 러닝타임이 아니었거든요.

결국 영화는 우선순위를 잘못 판단하고 마지막에 가선 무리수로 덮으려고 하는 주인공의 단점만을 빼닮고 말았다고나 할까요. 이런 형식의 분위기에서 잘할 수 있는 것들을 포기하고 무리하게 반전을 가져가려는 선택이 참 아쉽게 작용한 것 같더군요. 이런 아쉬움이 남지만서도 최근 국내에서 유행하는 분위기와 비슷한 듯한 감성을 지닌 영화니까요. 이러한 가벼운 분위기의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신다면 킬링타임 용으로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아 보이네요. 개인적으로 불호긴 했습니다만..^^;




★★☆
:애초에 틀을 잘못 정한 채 무리하게 끼워 맞추면 괜찮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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