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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Jul 04. 2021

<인 더 하이츠/In the Heights>

넘어진 이는 일으키며 꿈꾸는 이는 더 높이.

뮤지컬 영화를 상당히 좋아하는 저로선 꽤나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던 영화 <인 더 하이츠>입니다. 북미에서의 평도 최고에 가까웠으니까요. 다만 소재가 소재인지라 신나긴 하겠지만 깊게 공감은 못하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있었는데, 그 기대와 걱정이 정확하게 맞았던 작품이었습니다.

우선 영화는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답게 쉴 새 없이 흥겨운 넘버들이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라틴계 음악과 뉴욕의 힙스러운 음악들이 더해져 정말 신나고 흥겨웠는데요. 약간은 과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올만 한데, 저는 이렇게 흥겨운 음악들이 계속해서 나와주는 것이 좋다고 보는 사람 중 하나라 그런지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문제는 그 시간이 너무나 길었다는 것인데요. 2시간 22분은 일반적인 극영화에서도 상당히 길게 느껴지는 러닝타임인데 그 시간 동안 음악들이 쏟아진다면 피로해질만하다는 것이죠. 게다가 노래가 나오는 장면과 그렇지 않은 장면에서의 연출 차이가 심해 굉장히 지루하게 다가오는 지점도 존재합니다.

저는 무엇보다 초반과 중반은 알맞게 분량을 조절해오다가 마지막 즈음의 장면들을 불필요하게 늘렸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저는 조금 빠르게 앞의 장면들을 정리하고 정전 사태에서 하이라이트를 뿌려준 다음에 마무리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할머니의 죽음에서부터 약간 길어지기 시작하더니 그 이후의 장면들은 사족이 너무 많아 보였습니다. 결정적으로 영화는 흥겹긴 하지만 기억 속에 화끈하게 남는 킬링 넘버가 부재합니다. 오프닝의 노래와 연출은 전율이 돋게 만들기에 충분했지만 그다지 기억에 남진 않았네요. 분명 노래는 좋은데 아쉽습니다.

영화는 라틴계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인데요. 그럼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응원하며, 넘어진 자들을 일으켜 세우기도 하면서 나아가자는 희망찬 찬가를 부르는 영화입니다. 사실 라틴계 공동체만의 무언가를 다루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아서 조금은 깊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는데요. 다만 꿈에 관한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저에겐 참 좋게 다가왔네요. 다만 아쉬운 점은 주인공들의 로맨스도 다루고 있는데 이게 너무 사족처럼 붙어있다는 것이죠. 굳이 다루었어야 했나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던 점은 아쉽네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 정리되지 않은 채로 쏟아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걸 좋게 본다면 굉장히 열정적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사족이 많다고 생각할 거 같네요. 저에겐 신나는 노래와 꿈에 대한 열정이 더해진 경쾌한 뮤지컬로 다가왔습니다. 오랜만에 뮤지컬 다운 뮤지컬을 봤다는 생각도 들구요.




★★★☆
:넘어진 이는 일으키며 꿈꾸는 이는 더 높이, 다 함께 외치는 절실하고 경쾌한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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