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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Jul 08. 2021

<오아시스/Oasis>

영화가 들춰낸 사회적 불편함은 전부 문소리의 공.

이창동 감독의 2002년에 제작된 3번째 장편인 <오아시스>입니다. 좋아하는 분들이 꽤나 많은 작품인데 저는 그냥 평범하게 본 것 같네요.

영화는 간단하게만 보면 모자란 듯 보이지만 순수한 사람 종두와 몸이 불편한 뇌성마비 환자 공주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 영화를 순수한 사랑 영화로만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데요. 설정 자체가 자신을 강간하려 한 남자에게 사랑을 빠진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불편한 구석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범죄 미화 등은 제쳐두더라도 일단 공감이 안된다는 말이에요. 저는 이게 감독이 의도한 불편함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단 영화가 취하고 있는 태도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이 영화는 둘의 사랑을 억지로 들이밀면서 공감하라고 강요하는 작품이 아닙니다. 영화는 그저 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이 로맨스에 대한 판단을 우리에게 넘기고 있거든요. 우리는 결국 이 불편함이 사회적 편견과 위선에서 온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죠. 영리한 시선을 가진 영화입니다.

결국 영화는 기이한 로맨스에 앞서 현대 사회의 여러 문제점들을 고발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드는 감정에 대해서 왠지 모를 죄책감과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창동 감독은 이런 감정을 그대로 비춰내면서, 결코 피할 수 없게 만들고 있네요. 우리는 과연 이들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계속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다만 분명히 아쉬운 시선도 존재합니다. 이런 부분은 장애인에 대한 또 다른 편견이 아닌가 하는 요소들도 눈에 띄긴 했거든요. 실제로 이런 비판들이 꽤나 보이는 편이구요.

문소리의 연기는 가히 압도적입니다. 영화가 들추고자 했던 사회적 문제점들이 사실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문소리라는 배우 한 명으로 인해서 매우 극적으로 다가오고 있거든요. 정말 첫 등장 신에선 이 배우가 문소리인 줄 몰라서 참 놀라기도 했네요. 설경구도 종두의 캐릭터성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구요. 안내상과 류승완도 참 인상깊었습니다.

보통 연기가 아무리 인상적이라도 한줄평에 배우를 언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 영화는 예외네요. 그만큼 문소리의 존재감이 엄청나기도 했지만 다른 부분들이 이창동 영화에 비해서 참 아쉽게 다가오기도 했달까요..^^;




★★★
:영화가 들춰낸 사회적 불편함은 전부 문소리의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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