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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Jul 13. 2021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시리즈물의 익숙함 속에서도 자신 고유의 색깔을 뽐낸하야오의 재치.

일본 애니메이션의 범접할 수 없는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초기작인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입니다. 종종 언급했듯이 여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들 중 하나가 일본 애니메이션이라고 했는데, 여름을 맞아 일본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호소다 마모루, 신카이 마코토 이 세 감독을 도장깨기 할 생각입니다.

사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은 거의 다 보았고, 몇 작품 안되지만 생각보다 유명한 영화들 중에서 안 본 것들이 있어서 다루려고 합니다. 우선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은 <루팡 3세>라는 원작 만화를 기반으로 영화화된 작품입니다. 제가 이 애니메이션을 봤는지 안 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봤다고 하더라도 쭉 본 것이 아니라 띄엄띄엄 봤을 확률이 높아요(아니면 <명탐정 코난>과의 콜라보를 보았을 수도 있고..). 때문에 자세한 캐릭터 소개 없이 바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딱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캐릭터의 매력과 성격을 확실하게 다져놓아서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 없었고, 시원시원한 전개가 가능하기도 했죠. 좋은 선택처럼 보였습니다.

굉장히 캐릭터가 매력적인데, 루팡 3세라는 캐릭터는 참 낭만적이더군요. 이외의 캐릭터들도 전부 기억에 남는 매력들을 보여주었구요. 시리즈물이라면 꽤나 익숙함과 매너리즘에 빠져있을 만도 한데, 그 속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특유의 색깔이 잔뜩 묻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배경 자체가 인상적인데, 어딘가 존재하는 듯하면서 굉장히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공간을 창조해내는 능력에 있어선 미야자키 하야오를 따라올 자가 없다고 생각이 드네요. 지브리가 아니라서 어떤 느낌일까 걱정되면서 동시에 궁금하기도 했는데, 하야오가 지브리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군요. 빠져들면서 볼 수 있습니다.

79년, 그러니까 40년 전(..!)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상상력과 퀄리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원작 만화에서 가져왔겠지만, 어딘가 익숙한, 80-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요소들이 반갑게 작용합니다. 이 시기 일본 애니메이션은 정말 전성기네요. 퀄리티가 참 대단합니다. 특히나 액션 어드벤처 연출이 정말 훌륭한데, 극의 초반부 자동차 추격신은 그 어떤 영화보다 신나고 흥미로웠네요. 오죽하면 스티븐 스필버그가 극찬했다고 하니까요. 거기에 많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해방과 자유, 그리고 동양에 대한 서양의 차별을 반대하는 메시지 등 여러 사회적 요소들도 이리저리 숨겨놓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네요.

다만 초기작임과 더불어 시리즈물이라 그런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표출하지는 못한 모습입니다. 스토리도 통통 튀는 매력은 있지만 그리 독창적이지는 못하고, 무엇보다 하야오 특유의 당찬 히로인이 보이지 않네요. 이 부분이 제일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참 재밌고 흥미로운 애니메이션이며, 지금 봐도 꿇리지 않는 퀄리티를 자랑하니 어색하지 않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




★★★☆
:시리즈물의 익숙함 속에서도 자신 고유의 색깔을 뽐낸 미야자키 하야오의 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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